도예 기록 1
이상하게 요리를 즐겨하는 것도 아니면서
테이블웨어를 좋아한다.
해외여행 가서 다들 명품가방 사 올 때에도
그릇매장 가서 그릇 바리바리 싸 오던 나였다
도예는 뭔가 벽이 느껴져서 해보고 싶지만 도전해 볼 용기가 없었는데
작년에는 평소와 다르게 새로운 걸 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던 시기
그때 도예수업을 신청해 보았다
한 학기는 3개월, 4학기를 지났으니
이제 시작한 지 딱 1년이 되었다.
우선 기초반이었던 초반 2학기, 반년 간의 기록
첫 수업에 구매했던 도구들
뭔가 초등학생 때 이런 걸로 만들기 수업을 했던 것 같기도 한
첫 수업은 코일링 기법으로 그릇 만들기
처음에 물레반은 따로 있는 줄 모르고
물레로 멋있게 만드는 상상만 하고 갔는데
초등학생 흙장난 하는 느낌으로 시작.
너무 쉬워 보였지만
1mm의 삐뚤어짐도 거슬려하는 성격이라...
이거 하나 하는데 첫 수업이 끝났다.
심지어 내가 원하는 만큼의 완성도(딱 떨어지는 깔끔함)도 나오지 못하고 얼떨결에 끝나버린 첫 번째 수업
하지만 그릇 만드는데 몰두하니 잡념이 사라지고
너무 재밌었다
두 번째 시간
같은 방법으로 좀 더 큰 그릇을 만들라고 하셨다.
2주 뒤 구워져 나온 그릇
열에 의해 얼룩덜룩하게 나온 그릇
뭐든 깔끔한 걸 좋아하는 나는
이게 뭐야...라고 생각했지만
그러려니 받아들이자는 마음을 가지려 노력 중이다
다음은 끝을 올려 만든 네모난 그릇
만드는 과정은 기록하지 못했다...
손에 흙을 잔뜩 묻히고 있으니 사진 찍을 정신도 없는 경우가 많다.
이 그릇은 엄마가 가장 좋아해서
아예 가져가 엄마 전용으로 쓰시는 중
큰 샐러드 그릇.
아보카도느낌이 나게 색을 칠하고 싶었지만
그런 색은 없다고 하셔서 그냥 흰색으로 만들었다
고구마나 감자 구우면 여기 담아 놓고
겨울에 귤도 남아 놓고
샐러드 듬뿍 담아 먹기도 하고
나는 너무 투박하고 무거워서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엄마는 이런 게 좋다고 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꽤 제일 잘 쓴 것 같기도 하다
다들 만들고 싶은 그릇 만드시길래
나는 하트그릇으로!
그냥 하트로 만들다가
나눔으로 만들어야지 하고 칸도 나눴다
이번엔 색도 입혀봤다
핑크로
여리한 핑크를 원했는데
생각보다 진하게 나왔다
굽기 전에는 색도 알 수 없다는 게 도예는 어렵다...
하트 나눔 접시가 마음에 들어서
백토로 하얀 하트 하나 더 만들기로 했다
선생님이 구우면서 하얀 하트 윗부분이 금이 갔다고...
하지만 쓸 수는 있을 거라고 하셔서 우선 킵
다시 말끔하게 더 만들어 볼까 싶기도 하다
이번수업과정은
손잡이 달린 머그컵 만들기
선생님이 구우면 작아진다고 크게 만들라고
이 정도 사이즈면 된다고 하셨는데...
사진에는 안 느껴지지만 굉장히 큼. ^^
아스티에 드 빌라트 머그컵을 만들고 싶어서 따라 만들어봤는데
느낌이 안나 버려...
그리고 진짜 엄청 크다..
재보니까 500ml 들어간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머그컵 맞나.. 텀블러 아닌가;;
바구니모양을 만들고 싶어서
수업시간에 시도해 봤는데 받침도 없고
선생님도 어렵다고 안될 거 같다고 하셔서
집에 와서 다시 도전!
해보았으나.. 집에도 받침이 없는 건 마찬가지라
게다가 작업이 어려운 백토로 했더니 붙이면 부서지고
여기 붙이면 저기가 부서지고 저기 붙이면 여기 다시 부서지고
가까스로 붙여놓아도
말려서 옮기려고 들어보니
이게 뭐얏
또 이렇게 산산조각이 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음가짐이 달라지긴 했나 보다
짜증이 날 법도 한데
그냥 웃기다
어쨌든
실패...
남은 흙으로 네모그릇과 3번 나눔 그릇을 만들어 가져갔다.
선생님께서 어떻게 만들었냐고 하시길래 설명했더니
판작업이라고 하셨다.
판작업이 더 어려운데 잘 해왔네라고 하셨다
네모 모양 만들 때 나름 깔끔하게 한다고 했는데
구워져 나오니 삐뚤빼뚤.. 어찌해야 깔끔하게 되는 거지..??
코일링보다 판작업이 더 나은 것 같아서
두 번째 학기 수업 때 타원모양의 그릇도 하나 더 만들었다.
3칸으로 나눈 그릇은 하나 샘플로 만들어보고 가족인원수대로 만들어서
개인 반찬접시로 사용하려고 했는데
아직도 못 만들고 있네..
이렇게 한 학기를 마치고
생각보다 하나 만드는 게 오래 걸리는구나.. 하며
원하는 그릇들을 더 만들기 위해
그다음 수업도 등록!
카드 트럼프 모양의 그릇들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하트가 두 개인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는 스페이드 모양이다
클로버와 스페이드 모양의 아랫부분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수저받침으로 따로 만들어 모양을 냈다
꽤나 좋은 아이디어였다 싶은 뿌듯함 ^^
만들 때는 아주 반듯하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해도
구워져 나오면 색도 얼룩덜룩 칠 해져 보이고 모양도 삐뚤빼뚤해 보이는데도
내가 만들어서 그런지 나름 애착이 간다
다이아몬드 - 클로버 - 하트와 스페이드 순으로 만들었는데
완성도도 점점 나아졌다
그래서 하트와 스페이드가 정말 맘에 들었었는데...
받은 날 바로 이렇게 돼버렸다....................
평소 남자 선생님이 작품을 단단하게 포장해 주시는데
이날은 여자 선생님이 해주셨는데
뭔가 느슨한 느낌이 있어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생각은 했는데
집에 오는 길에
끈이 스르륵 풀려 바닥에 떨어져 버렸다.ㅜㅜㅜ
이런 거에 원래 크게 신경 쓰고 오래 맘 아파하는 스타일인데
이제는 아 깨졌구나..
뭐 그럴 수도 있지
하는 생각이다.
그래도 속상하긴 하다..
이렇게 된 데에는 아마도 김주환 교수님 덕.
그 얘기도 나중에 기회 되면 기록해 봐야겠다
동그랗고 큰 백자매트를 만들고 싶어서
원형, 타원형 크기별로 여러 개 만들어 놓았는데
곰팡이 다 피어져 있고,
깔아놓은 신문지가 단단히 들러붙어 떨어지지도 않고
선생님이 구우면 다 없어지는 거라고 괜찮다고 가져가셨는데
다 금이 갔다며 다시 나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다른 공방 영상이나 사진들 보면 작품들 계속 체크해 가며 봐주시던데
여기는 그런 게 없어서 좀 아쉽다..
주방에 과일 같은 거 올려놓고 할 용도로
가려져서 보이지 않지만 굽 있는 아주 큰 그릇을 만들었다
틀이 반듯하면 쉬울 텐데
틀 자체가 깨져있고 휘어있어서
다시 다듬고, 갈고, 높이 맞추느라
몇 번의 수업을 거쳐 만든 그릇
하지만 이것도 이 사진을 끝으로 없다...
선생님이 구워온다고 가져가셨는데 이것도 금이 가 갈라졌다고 한다
이렇게 연구반 수업도 끝났다
그땐 몰랐는데 사진으로 정리하다 보니
완성품이 나오기 전에 갈라지고 깨어진
사진도 못 찍은 것들이 많아서
연구반 수업 작품은 몇 개 없네..
백토가 금이 잘 가긴 하나보다.
이제는 물레반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야호!
1년 기록을 모두 담기엔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물레반 기록은 다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