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노래

The Forest Song

by Vioree



이상한 날이었다.

그날은 아침부터 자기 전 밤까지 아무 이유도 없이

모든 것이 눈물 방아쇠인 날이었다.


일어나 연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새소리에

뭐가 그리 서러운지 흐느꼈다.

얼굴은 일그러지고 온몸은 들썩거렸다.

당혹스러웠다.


우연히 다시 듣게 된 좋아했던 드라마의 OST에

또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남색빛으로 기억되는 그날밤

책 동무로 틀어놓은 배경음악에 마음이 뺏겨

종이는 한 장을 넘기지 못한 채 건반소리에 또 왠지 모를 슬픔만 느꼈다.


그날은 몰랐다.

대체 아무 일도 없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지

의문스럽기만 했다.



이제와 돌이켜보니

내 몸은 머지않아 삼촌이 멀리 떠날 것임을 느꼈던 것일까


마음 약한 조카에게 아픈 모습을 보이기 싫으셨는지

내가 뵈러 가려던 날 바로 하루 전

그렇게 가버리셨다.


처음에는 와닿지가 않았다.

아니,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아니, 믿고 싶지 않다.

엎어버린 물에 속상하지만

닦아내고 새로 정수기로 물 한잔 담으면

원래대로 물이 가득 찬 컵을 들고 있을 수 있는 것 마냥

그냥 내가 들은 말은 없던 일로 하고

내가 삼촌을 뵈러 가면 삼촌은 그곳에 있고

또 설날과 추석이면 어느 명절 때처럼

삼촌은 작은엄마와 사촌동생들을 데리고 우리 집에 올 것이다라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한 채 마주한 장면들은

너무나 낯설고 힘겨웠다.


마른걸레를 쥐어짜는 마냥

이제는 그치겠지 싶어도

끝없이 눈물이 났다.


잠도 못 잔 채 울기만 하다 힘에 부쳐

잠시 차에서 눈을 붙이려 주차장에 갔다.

눈을 감고 있는데

갑자기 덩어리감이 느껴지는 바람이

내 뺨을 어루만지고 잠시 머물며 나를 흔들었다.

‘뭘 그리도 우냐’며 웃음 짓는 삼촌의 얼굴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막연하게

죽음은 영원한 헤어짐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 같다.

죽음과 헤어짐은 전혀 별개의 카테고리였다.


장례식 절차들은

이후에 삶은 더 힘들건대?

이건 미리 보기일 뿐이야

견뎌 견디라고

하는 혹독한 훈련 같았다.

중도퇴소도 불가능한 잔인한 훈련소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_R2nZa8grno&list=RD_R2nZa8grno&start_radio=1&t=733s




+

오늘도 숲의 노래를 연주하며

눈물 콧물 길이 뻥 뚫려버렸다.

삼촌은 나에게 숲의 노래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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