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짓는 거 어렵습니다.
2022년에는 나를 돌아보지 않았다.
나의 주특기 '회피하기'를 시전 하며 내 마음 들여다보는 것을 외면했다.
멈추면 무너질까 봐 멈추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처럼 달렸다는,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가 이해되었다.
그렇게 크게 힘든 일을 겪은 건 아니지만, 내 마음에 귀 기울인 순간 못난 내가 슬그머니 나와 나를 주저앉힐 것 같았다. 내 마음 살살 긁으며 너 사실은 진짜 못난 사람이라고 얘기할 것만 같았다.
불완전한 내가 당연함을 알면서도 그런 불완전함이 싫었다. 어디서는 스스로 칭찬하고 잘 다독여줘야 한다고 하고, 어디서는 삶에서 끝장나게 열심히 해본 경험이 있냐고 한다. 도대체 그 중간 어디쯤을 해야지 잘하고 있는 건지 정말 모르겠다. 퇴근하고 자꾸 침대로 향하는, 유튜브를 키는 내가 실패자로 느껴진다.
누구나 그럴 수 있는 거고 너는 실패자가 아니라는 말을 듣고 싶어 적는 게 아니다. 그냥 내 혼란스러움을 날 것 그대로 적어보고 싶었다. 모든 걸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가 좋으면서 누군가 내 옆에 있길 바라는 마음. 날 사랑해줬으면 싶으면서 날 귀찮게 하진 말았으면 하는 마음. 삶의 뚜렷한 방향을 찾지 못할 체 방황하는 마음. 바뀌어야 함을 알면서 행동하지 않는 비겁한 마음. 어쩐지 점점 혼자가 되어가는 듯한 불안한 마음.
또 그런 마음 뒤엔 내가 힘들어할 자격이 되나 싶었다. 또래보다 좋은 환경과 상황에서 네가 뭔데 힘들어해? 이 정도는 힘든 것도 아니야 하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맞는 말이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각자 나름의 어려움을 있을 수 있지만 절대적인 크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내가 겪는 지난한 불안함은 누군가와 비교하면 정말 작을 것이다.
대충 이런 마음들이 신호를 보내면 이걸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본다. 무엇을 해야 내 마음이 나아질까, 더 편해질까. 문제는 답을 못 찾겠다. 무언갈 해도 잠깐 달라질 뿐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한다.
사람들과 말하는 걸 좋아하던 나는 어느새 지긋이 듣는 사람이 되었다. 처음엔 누구나 듣는 것보단 말하는 걸 좋아하니 쟤가 저렇게 말하고 싶어 하는데 좀 들어주자. 싶었는데 가다 보니 점차 나를 표현하는 능력을 잃어가는 것 같다. 그래서 술 취하면 내 얘기 엄청 하는 듯,,, 난 몰랐는데 같이 마신 언니가 말해줌. 자기 pr 엄청 한다고... 미안합니다ㅜㅜㅜ
아무튼 그래도 연말에 있던 심한 우울감은 가셨다. 약간은 무기력하지만 기력을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모른다고 앉아만 있는 게 아니라 조금씩 시도하며 나만의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 결국 나를 일으키기 위해 칭찬하고 다독이고 있네. 아악 삶은 원래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거지? 그런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