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지능에 대하여-
천재를 이야기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알버트 아인슈타인. 그는 어렸을 때 언어능력이 늦어서 주변에서
걱정했다고 하는데, 의문이 든다 천재는 모든 분야에서 잘하는 사람이 아닌 걸까? 물론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사람이 예외적으로는 있긴 하지만 특정한 사례를 보면 공간지각력이나 수학적 능력에 탁월한 사람이 국어나 외국어 분야에서는 쩔쩔매는 것을 본다. 오죽하면 고등학생 시절 문과머리와 이과머리는 합쳐지지가 않는다고 자조 섞인 말을 했겠는가. 시험을 보면 언제나 한결같았다. 바꾸려고 하지 않아서 바뀌지 않는 게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거기에도 나름대로 비밀이 있었다. EBS에서 펴낸 <아이의 사생활>을 통해 다중지능이란 무엇인지 파헤쳐보자.
예전에는 IQ 테스트라는 것이 있었다. 뭐 나름대로 언어분야도 있고 수학분야도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학습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테스트라는 취지에 맞게 만들어진 지능테스트였다. 그렇기에 아이의 모든 부분을 성장시키는 전인교육의 입장에서는 이 테스트가 한계가 있었다.
더욱이 적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있기 전까지는, 적성에 따른 진로상담이란 그저 학업성적에 맞춰 어느 대학을 가야 하는지 이 정도의 수준이었던 것. 그에 대한 결과로 대부분의 성인들이 현재 자신의 삶에 맞는
직업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상당히 부정적인 대답을 한다.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하지
못했고, 현재도 직업을 바꾸고 싶어 하는 이유는 자신에게만 있는 정확한 능력과 활용방법을 몰라서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중지능을 발견한 것은 신경과학에 따라 인간의 두뇌 영역이 다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두정엽과 측두엽의 뇌의 기능과 역할이 다르다는 것은 마치 의대 내에서도 소아과와 신경외과가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과도 비슷하다.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1983년 다중지능 이론을 통해 '지능이란 단 한 분야의 능력이 아닌, 두뇌 발달, 인간발달, 진화, 문화적 자극을 통해 발달하는 여러 분야의 지능으로 나뉜다는 것'을 알렸다.
또한 뇌가 손상된 사람들의 연구를 통해 그들의 능력이 온전하게 남은 채 손상된 부위의 능력만 심각하게 손상되었다는 것을 확인한 후, 이를 통해 지능은 각기 독립되어 있다는 것을 주장했다. 그는 8가지 이상의 지능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했지만, 두뇌 연구가 활발해짐에 따라 더 많은 지능이 밝혀질 것이라고도 말했다.
대표적인 것은 언어지능, 논리수학 지능, 공간지능, 인간친화 지능, 자기 이해 지능, 음악지능, 신체운동 지능, 자연친화 지능 분야이다. 인터넷에도 다중지능테스트라는 것이 있는데 간략하게나마 자신이 어떤 분야에 속하는지 테스트해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공'이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 한 가지의 능력만이 우선시되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음악적 지능이라고 표현했지만 그 안에는 많은 요소가 포함되어있다. 음악을 이해하는 기본적인 계산을 잘하는 것은 기본이고, 자신을 지도하는 선생님이나 동료들과도 잘 지내야 하며, 몸도 건강해야 한다. 또 기본적으로 자신이 아는 것을 말로 표현해야 하고 연주하는 곳이 낯선 환경이라도 자신의 것으로 잘 소화하고 이해하는 자기 이해능력도 필요하다. 필수적인 능력 이외에도 부가적으로 들어가는 능력이 많은 것.
즉, 이 이론은 모든 인간에게는 여덟 가지 지능이 모두 있지만, 강점을 보이는 지능도 한 가지가 아니라 그 이상이라는 것을 발견한 것.
사람들 마다 능력이 다른 이유는 지능의 조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것은 쌍둥이라 해도 사회문화적 경험이 다른 경우 능력이 다른 사례에서 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한 두 가지 장점에서 크게 빛을 발하는 가 하면, 어떤 사람은 단일 영역이 아닌 세 가지 이상의 영역에서 강점을 보인다. 이런 조합을 가진 사람은 특별히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어떤 한 분야보다 사회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더 큰 그림을 그려가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한 인간이 갖고 있는 지능의 조합을 잘 이해하고 계발해 준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의 다중지능을 보면 지능 군별로 강점을 보이는 지능이 서로 결합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사례를 분석해보았을 때 한 분야에서 뛰어난 인물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부분은 자기 이해 지능과 대인관계 지능 두 가지였다. 이 두 가지가 특정한 능력과 결합되는 순간 나온 시너지가 그 비밀이었던 것.
이는 아이들의 학습에 앞서, 이 아이가 가진 성향과 능력을 미리 알아야 하는 이유와도 잘 부합한다. 어떤 학생이 특정 과목에서 유난히 성적이 안 나오는 것 가운데 한 가지 원인은 자신이 가진 특정 지능에 대한 이해 부족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의 사례로 보자면 나는 시각에 특히 약한 편이다. 나는 근. 난시인 데다가 눈이 쉽게 피로하고 영화를 오래 보지 못한다. 시각적 자극이 강하면 쉽게 피로해진다. 나는 책은 잘 보지만 오랫동안 보지 못한다. 소설을 가끔 보지만 주로 보는 것은 잔상이 거의 없는 건조한 분야의 글들이다. 그런 글들은 생각을 하게는 하지만 사진같이 머리에 남지는 않는다. 기억의 저장방법도 저장고도 다르다. 영화라도 보고 온 날이면 나는 거의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 자극이 너무 강하기 때문. 그래서 거의 보지 않는다.
반면 남편이나 딸아이는 시각적인 매체에 관심이 많다. 주로 동영상 게임, 영화 이런 것들을 통해 문화를 흡수한다. 책 종류는 소화하지를 못한다. 실제로 이 둘을 테스트해보니 언어지능보다는 공간적 능력, 시각적 능력
이 상위권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한 사람에게 강점이 되는 능력을 먼저 알고 파악한다는 것. 그것은 어떤 일을 하든 시작에 앞서 전략을 세우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MBTI는 성향 중심이지만, 다중지능은 말 그대로 능력에 대한 테스트이기에 직업과 진로를 개척하는 데 있어 크게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