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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ho am I Dec 10. 2021

디즈니 플러스를 보며 드는 생각

큰 아이는 2014년에 태어난 엘사 세대에 속한다. 겨울왕국이 개봉한 이래 전국을 휩쓸었던 그때 태어난 터라, 엘사는 사실상 이 시기 여자아이들의 여왕이나 다름없었던 시절이었다. 

아주 어릴 때부터 디즈니의 세계를 배운 큰 아이는 춤이며 노래를 익혔고, 차차 다른 시리즈들도 섭렵하기 시작했다. 모아나, 뮬란, 라푼젤, 인어공주, 팅커벨, 알라딘, 미녀와 야수까지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지 보고 또 본다. 아이 입장에서는 이것이 고전이다. 고전은 책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디즈니에 있다. 라푼젤의 원래 이야기보다 영화를 더 좋아한다. 원작은 왠지 무섭고 낯설다. 프린세스는 핵심이다. 프린세스가 없다면 붕어빵에 팥이 없는 것이나 다를 것이 없다. 최근에 개봉한 몇몇 작품들은 프린세스가 없는데,아이는  프린세스와 동물친구가 없는 디즈니 영화는 관심조차 없다.  

디즈니가 플러스로 개편되기 전에 케이블 어린이 채널로 존재하던 시절에는 TV 시리즈로 된 여러 작품들까지도 빼놓지 않고 보던 우리 집 아이들. 공주의 수도 많고 배경도 다양하다. 남미를 배경으로 한 공주가 있는가 하면 인도를 배경으로 한 것도 있고, 성격도 다양하고 스토리 구성도 다다르다. 비록 주인공으로 나오는 공주나 미국 아이들이 현실의 우리 아이들과 공통점은 없지만, 그래도 구성이나 내용이 좋았다. 교훈성도 나름대로. 그래도 타 케이블 채널들에서 나오는 애니메이션의 질이 너무 낮고 광고가 너무 많다 보니 그나마 볼만한 가치가 있었던 편이었다.( EBS도 있지만 아이들과 너무 멀어져 버렸다. 보니 하니가 사라진 이후에..)

하지만 플러스로 바뀌면서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디즈니 영화들은 실컷 보지만, 매일 틀어놓고 보던 친근한 프로그램들은 사라진 아쉬움이 좀 있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예전에 보던 프로그램들이 있긴 하지만 다시 틀고 보게 되진 않는다. 그 프로그램들은 텔레비전 케이블이 더 어울리는 면이 있어서 아이들은 이야기가 들어간 작품 대신에, 유튜브 채널이나 게임방송을 더 보기 시작했다. 

케이블 채널과 유료 영화 채널이 따로 공존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일부 기사에서는 성인들을 위한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했다는데, 실제로 넷플릭스를 보다가 디즈니 플러스로 들어오면 그런 느낌이 들긴 한다. 그러나 디즈니는 뭐 디즈니니까. 여기에 어울리는 콘텐츠가 있겠지 이런 식의 생각으로 지켜보기로 했다. (처음부터 아이를 위해 신청한 것이니)

아이들이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덜 상업적이고 내용이 풍부한 프로그램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래도 텔레비전은 최소한 여러 명이 모여서 보기라도 했는데, 이제는 각자의 유튜브를 보느라 개인 기기를 갖고 방으로 흩어진다. 아이 옆에 일일이 뭘 보는지 지켜보기 조차 힘들다. 그나마 텔레비전 일 때는 엄마가 같이 보기라도 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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