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 필수 SNS
연말이 다가오니, 이미 올드해진 내 링크드인 프로필을 업데이트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사실 오늘이 30일인데, 아직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다... ㅠㅠ 반성 중이다. 이번 크리스마스와 연말에는 길게 휴가를 내지 않고 띄엄띄엄 일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반은 게으르게 미드를 엄청 보며 놀고 있기도 하다.
연말과 연초에 내가 꼭 하는 일은 해당 년도의 업무 성과와 커리어 개발 프로그레스를 스스로 진단하고, 앞으로 무엇을 더 개발할지 돌아보는 것이다. 이는 개인적인 1년 계획과도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운동과 건강 관리는 생생하게 돌아가는 브레인과 높은 성과를 위한 하루 루틴에 필수적이다. 따라서 커리어 개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다.
내가 줌(Zoom)에서 채널 마케팅 (Assist)매니저로 APAC/ANZ 시장을 담당하던 시절에 재미있던 경험이 있다. 줌의 아시아 헤드쿼터는 싱가포르에 있는데, 싱가포르의 직장인들은 글로벌 잡 마켓답게 링크드인을 미국이나 유럽 못지않게 활용한다. 영어가 기본 언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링크드인 활용이 매우 활발하다. 당시 싱가포르에 베이스를 둔 디렉터 매니저가 한국 시장에서도 파트너들을 태그하며 링크드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라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의 파트너들 대부분이 링크드인 계정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태그를 하라는 건지... ^^;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현실이 엄청 슬펐다....) 심지어 계정이 있더라도 디폴트 프로필 사진만 있고 아무도 활동하지 않는다. 멤버가 누군지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즉, 한국 시장에서는 대기업이나 일부 외국계 기업을 제외하고는 링크드인이 활발히 사용되지 않는다는 현실에 부딪혔다. (이는 B2B마케팅에서도 한국 시장은 접근방법이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한국 시장에서의 링크드인(Linkedin)
링크드인은 단순한 구인/구직 사이트를 넘어, 비즈니스 네트워킹, 업계 뉴스, 글로벌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9억 3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있고, 해외 취업이나 외국계 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도구지만, 한국에서는 링크드인이 점점 성장 중이지만, 미국이나 유럽, 싱가포르처럼 활발하지는 않은 것 같다. 구글링 결과 가입자 수가 414만 명이 넘는다는데, 실제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회원은 1/3도 되지 않을 듯 싶다. 아무래도 대면 네트워킹을 더 선호하는 문화, 공채라는 독특한 기업 채용 문화, 그리고 낮은 이직률 등의 어우러져 그런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하지만 해외 취업을 준비하거나, 링크드인 활용이 활발한 외국계 기업으로의 이직을 목표로 하고 있거나, 전 세계 업계 리더들이 공유하는 최신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얻고 싶다면, 링크드인은 강력히 추천할 만하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도 점차 주목받고 있는 노션(Notion)이라는 회사의 사례를 들 수 있다. 노션의 한국 시장 Account Executive인 에릭 윤(Erick Yoon)이라는 분은 꾸준히 한국어로 노션 관련 포스팅을 올리고 있다. 물론 회사의 공식 포스팅은 영어로 이루어지지만, 이분은 한국 시장 담당자로서 링크드인에 회사 소식이나 업계 인사이트를 한국어로 공유한다.
만약 노션처럼 글로벌 회사 혹 해외 본거지를 두고 한국 시장 진출을 활발히 진행 중인 외국계 기업에 취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이분을 팔로우하거나, 이분의 글에 댓글을 달며 적극적으로 소통해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이 글에 댓글을 달고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다른 한국인들의 활동을 팔로우하면, 관련 업계 동향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베를린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벌써 7년이 넘었다. 그동안 3번의 이직을 경험했고, 링크드인 인플루언서는 아니지만 오퍼를 받거나 네트워킹할 때 링크드인을 꽤 잘 활용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링크드인을 활용하며 터득한 간단하고 실용적인 팁을 정리해보았다.
현재 직무나 목표를 한 문장으로 간결하면서도 정체성을 살려 표현하자. 예를 들어, 단순히 "디지털 마케팅 매니저" 대신 "데이터 기반 캠페인 전략에 강점이 있는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라고 적는 것이 좋다.
프로필 상단의 소개란은 내 경력과 강점을 3~4문장 정도로 압축해 임팩트 있게 작성한다. 이력서처럼 숫자 중심의 성과를 나열하기보다는, 나만의 장점을 부각할 수 있도록 짧고 강렬한 문장이 효과적이다.
경력 항목에서는 주요 업무와 성과를 간략히 bullet point로 정리하자. 모든 성과를 나열하기보다는 가장 자랑스러운 성과를 선택하고, 필요하면 관련 증빙 자료(예: 진행했던 프로젝트 웹페이지 링크 등)를 첨부하면 좋다.
스킬 추가는 전략적으로 접근한다. 무작정 많은 스킬을 추가하기보다는, 주요 경력과 관련된 8개 이내의 자신 있는 스킬만 넣는 것이 검색 결과에 더 효과적이다.
또한, 프로필 사진은 한국의 이력서 사진처럼(ㅎㅎㅎ) 너무 정형화된 증명사진보다는 친근하면서도 전문성이 느껴지는 사진을 선택하자. 예를 들어, 베를린에서는 프리랜서 사진작가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는 경우도 많다.
업계 트렌드, 학습 경험, 전문적 성과 등을 공유하는 포스팅을 작성하자. 예를 들어, 자격증 과정을 마쳤다면 이를 통해 배운 점과 실제로 적용한 사례를 소개하면 좋다. 단, ChatGPT에서 따온 듯한 상투적인 표현 대신 진정성 있는 자신의 목소리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커리어와 관련된 적당히 캐주얼한 글도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때 테크 업계에서 해고 바람이 불었을 때, 구직 경험기를 공유하며(100개의 이력서 중 8개의 최종 인터뷰, 3개의 오퍼 등 결과 공유) 많은 이들과 동질감을 형성한 사례를 본 적이 있다. 이처럼 진정성 있고 캐주얼한 접근이 효과적이다.
댓글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나는 새 직장을 시작한 사람에게 반드시 축하 메시지를 남기고,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있는 사람과 내가 아는 사람을 연결해 주려고 노력한다. 전 동료의 성과나 이벤트 포스팅에 댓글을 남기며 느슨해진 네트워크를 다지기도 한다.
링크드인 메신저로 새로운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는 목적을 명확히 하자. 특히 서구권의 경우, 빙 돌려서 말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아래처럼 간결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안녕하세요, [이름] 님. [회사]에서의 [특정 활동] 관련 포스팅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저도 [관련 분야]에 대해 더 배우고 싶어 이렇게 연결 요청드립니다."
또한, 업계 이벤트 등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났다면, 해당 이벤트가 끝난 후 적어도 일주일 내(나는 3일을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에 간단한 메시지와 함께 링크드인 커넥트 요청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대단한 메시지일 필요가 없다. 내가 누구인지 상기시키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보자는 메시지면 충분하다.
링크드인은 글로벌 네트워킹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팔로워 수나 포스팅 반응 수에 연연하지 말고, 특히 해외 취업, 외국계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구직이나 개인 브랜딩의 도구로 적극적으로 활용해볼 것을 추천한다.
단, 개인 네트워크를 쌓는 공간이니만큼 다른 SNS에서보다 "진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링크드인조차 자신의 인플루언서 계정으로 활용하려는 일부 링크드인 인플루언서의 요청이나 메시지는 나의 업무나 커리어 개발과 크게 접점이 없다면 과감하게 무시하는 편이다.
내가 쌓은 경험과 성과를 효과적으로 공유하고, 네트워킹을 하다보면 동종 업계 전문가들과의 연결을 통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