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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대신 이코노미스트

구독료 낼거면 이왕...

by Alice

한동안 고민했다.


이코노미스트 구독을 할까 말까.

Winter Sale 50% 마감일이 하루 남은 걸 보고 결국 어제 질렀다.


그리고 넷플릭스로 가서 바로 해지했다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이자 기업가인 Minority Mindset의 Jaspreet Singh가 말했다.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면, 특히 그 목표가 아직 멀다면, 넷플릭스를 보는 건 사치다."


그가 말한 요점은 한 달에 13유로의 구독료가 문제가 아니라, 하루 1~2시간씩 소비하는 시간 자체가 기회비용이라는 것이다. 그 시간을 자기 계발이나 수입 창출 활동에 써야 한다는 말에 80% 정도는 공감한다.


물론 나는 정신적인 wind-down은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가끔은 보고 싶었던 시리즈를 넷플릭스를 통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365일 내내 완벽한 루틴을 지키는 삶은 현실적이지 않으니까. 새벽 5시에 기상해 매일 '미라클 모닝'을 하고, 얼음물 목욕을 하고, 하루 종일 생산적인 활동만 하는 삶은 내겐 신빙성이 없다. 생각만으로 어질... (갓생 뭐 이런 말 너무 싫다...)


사실 연말에는 완전히 카우치 포테이토처럼 살았다. 먹고, 놀고, 다시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심지어 디즈니+도 구독했다. (영화 알라딘이 너무 보고 싶어서ㅎㅎㅎ)


그러나 1월이 되자 마음을 다잡았다. 넷플릭스를 끊기로 했지만, 결국 디즈니+만 해지하고 넷플릭스는 남겼다.
"주말에만 보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적으로 절대 그렇게 안 된다. You know, we know, everyone knows.


사실 이코노미스트는 예전에도 꽤 오래 구독했었다. 한국에서 직장생활할 때 3년 이상, 독일 와서도 2년 정도 구독했다. 특히 이코노미스트 기사 중 내가 좋아하는 점은 검증된 여러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회·정치·문화적 맥락을 참신한 narrative로 풀어낸다는 점이다.


Screenshot 2025-01-16 at 17.08.14.png Source: https://www.economist.com/graphic-detail/2024/12/06/taylor-swift-imperfect-capitalist


특히 한국에서는 영어 공부와 더불어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기 위해 구독했었다. 출근길 지하철 1호선을 딱 타면, 내 일과는 이코노미스트 앱을 켜고 7개 역을 지날 때까지 하루에 적어도 1~2개의 기사를 읽는 것이 일상이었다. 억지로 한다기보단 꽤나 재밌었다. 세월이 흘러 늘 구독을 해지했던 이유는 다름 아닌 부담스러운 구독료 때문이다.


사실 이번에 이코노미스트 구독을 고민하면서도 이미 내 마음은 '구독 버튼' 위에 올라가 있었다.


다만, 비싼 가격에 망설이고 있었을 뿐이다. 심지어 "Is Economist subscription worth it?" 같은 레딧 글과 유튜브 영상을 찾아다니며, 내 소비를 정당화할 근거를 찾으려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답정너... 저만 그런가요...ㅎㅎㅎ)


Winter Sale를 이용하면 1년 구독료는 약 160유로, 한 달에 약 14유로 꼴인데, 넷플릭스 구독료와 비슷했다. 그래서 문득 든 생각이, 넷플릭스 구독은 고민도 없이 했다 해지했다를 반복하면서 이코노미스트 구독은 아깝다???


이건 뭔가 내 스스로 설정한 '내가 되고 싶은 미래의 모습'과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래서 하나를 포기하고 하나를 얻기로 했다.
넷플릭스는 아웃, 이코노미스트는 인.


둘 다 할 수도 있지만, 콘텐츠 소비를 줄이는 것이 2025년 목표 중 하나이다.
이코노미스트를 구독했으니 이제 넷플릭스를 서성이던 시간에 도움이 되는 기사를 읽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Screenshot 2025-01-16 at 17.13.26.png Source: https://apps.apple.com/de/app/the-economist-news-podcasts/id1239397626


이노코미스트 구독 시 혜택은 다음과 같다.

Unlimited access: 모든 기사 무제한 접근

Subscriber-only podcasts: 구독자 전용 팟캐스트

Daily global news: 매일 업데이트되는 글로벌 뉴스

Weekly quizzes: 주간 퀴즈

Narrated articles: 오디오 기사

Espresso & The Economist apps

1997년 이후 아카이브 전체 접근

디지털 라이브 이벤트

5개의 기사를 무료로 주변인과 공유 가능



특히 눈에 띈 점은, 최근 기사 콘텐츠를 짧은 영상(Shorts) 형태로 재가공하여(보통 이코노미스트 직원들이 친절히 설명해준다) 앱 내에서 배포하는 시도이다.
구독료가 비싸긴 하지만, 기사 퀄리티와 콘텐츠 구성, 앱 인터페이스는 여전히 만족스럽다. :)


2025년에는 넷플릭스 대신 이코노미스트.
나와의 약속을 잘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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