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患亂)속에서도 꽃은 핀다
최근 몇 명의 직원을 평가하며 느낀 점 몇 가지:
A, B, C, D는 같은 날 입사했다. 둘은 여성, 둘은 남성. 성향과 업무 패턴은 물론 달랐다.
A는 경험 의존적으로 새로운 업무에 임했고
B는 의욕적으로 접근했으나 머지않아 지쳤고 자신감을 상실했으며
C는 모든 것이 느리고 매 순간 꽝 혹은 다음 기회를 찾았고
D는 성과는 좋지 않았으나 지시된 사항의 이행률과 성실성이 가장 높았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의 업무평가를 토대로 느낀 점들을 기록하고 전달하며, 이에 근거한 인사이트를 남겨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고자 한다.
1) 어떤 조직에서나 업무 성과는 중요하다. 과정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내지만, 평가를 받는 것은 '결과'이다. 과정에 충실했다는 사실 만으로 조직에 반드시 필요한 직원으로 인정받기는 어렵다.
2) 조직에는 근간이 되는 기준과 원칙이 있다. 이를 벗어나는 패턴이 지속되면, 이뤄냈던 기존의 성과도 무의미하다. 조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선례를 남기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며, 기존의 룰을 절대다수가 준수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3) 본인의 자존감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 조직은 템플 스테이와 같이 고요함을 통해 나를 찾아가는 공간이 아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좌절하고 꺾이면서도, 창조의 결과물을 적시에 내밀어야 하는 곳이다. 본인이 갖고 있는 개인적인 문제점들을 조직에서 드러내고 이를 케어 받고자 하지 말자.
4) 매번 '다음 기회'를, '다음 달'에는, '다음번'에는 이라는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는 직원은, 성장은 차치하고 라도 생존 자체가 어렵다. 그다음이 곧 '지금'이 되기에, 이미 마주할 수 없는 관념 속의 시간일 뿐이다.
5) 건강 관리도 능력이다. 컨디션 관리에 취약하여 관리자로 하여금 '괜찮냐'는 말을 듣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전장에서의 나의 전투력은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조직의 측면에서, 개인적인 약속과 술자리까지 통제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어제 끝난 술잔의 여파에 대한 이야기를 오늘 아침에도 하고 있다면, 조직은 통제가 아닌 '결정'을 택한다.
"Fire!"
6) 태도가 사람을 만든다. 진리다. 어느 상황에서건 태도가 좋은 직원을 선호한다. 마지막에 빛나는 사람일수록, 본인의 태도에 기인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들은 평소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빛이 난다. 사소하지만 기본에 집중하고 원칙을 준수하며 책임과 의무를 다한다. 본인의 감정보다 조직의 논리를 우선시하며, 어떤 상황에서든 피해 주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7) 관리자의 피드백을 빠르게 적용하여 성과를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동일한 피드백이 반복되고 있다면, 스스로 개선이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고 일정 수준 이런 상황이 되풀이된다면 피드백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평가받을 것이다. '개선의 여지가 없음'
8) 시간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직원이 성장하고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 미리 준비하고, 타인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이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소중함도 안다. 가장 사소해 보이는 일의 무게감을 알고 있는 이들이, 중요한 일들을 비중 있게 다룰 줄 안다.
9) 본인의 잘못과 실수에 대한 인정은 빠를수록 좋다. 지연될수록 불필요한 말들이 늘어나고, 이는 거짓말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스스로 인정하는 실수일수록 말을 줄이고 인정하자. 늘 다음 단계는 존재한다. 관리자로 하여금 이 말이 빨리 나올 수 있도록 하자. "What's next?"
10)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직책으로 시작하는 경력직일수록, 기존의 관행을 버리고 새로운 룰을 체화시켜 업무에 적용하고자 하는 노력은 필수적이다. '전에는 이렇게 했었거든요'라는 표현만큼 어리석고 바보 같은 답변은 없다. 적어도 이런 상황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이 가까워질수록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항상 존재한다. 그러면서 조직의 결정을 후회하게 만든다. 그리고 관리자들 모두 그의 앞날을 응원하고 축복한다. 드물긴 하지만 최근에 이러한 사례를 경험했다.
그는 언제나 태도가 좋았고, 묵묵히 본인의 일에 충실했으며, 마지막이 가까워질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었다. 마치 지나 온 시간들에 평가가 지금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듯이 말이다. 원칙을 준수했고, 보이는 것에 치중하지 않았으며 늘 솔직했던 D는 이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한다.
그러면서도 지금의 일에 그 어떤 피해도 주기를 원치 않고, 끝이 보이는 그날까지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는 그는 분명 '마지막이 빛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