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 인연

by Davca

요즘 출근하면서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35분 정도를 걸어 다니고 있다.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을 정도의 시간에 감사하고 그 길에서 떠오르는 여러 가지 감정들과 시선들에 흐뭇함을 느낀다.


그렇게 걸어 지하철을 타고 대략 10여 년 전 업무상 관계에 계시던 분을 우연히 만났고 5 정거장 동안 그간의 이야기를 짧게나마 나눌 수 있었다.

그분은 10년 전 그대로셨고, 나는 살이 많이 쪘다 가 우리의 결론이었지만 부끄럽지 않았고 어색하지 않았다. 가끔은 막내이모 같은 느낌을 갖고 있던 터라 더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막내딸과 함께 담주 오픈 예정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교육을 받으러 간다고 하셨고, 오늘이 그 마지막 날이라 한다. 피곤함이 드러난 그분의 가벼운 미소 뒤로 퇴직 후 희망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첫째 아이가 벌써 아홉 살이나 되었냐는 물음에 한 동안 업무적으로 함께하던 시간이 꽤 오랜 과거가 되었음을 알게 되었고 무탈했던 그 간의 시간, 그 자체가 의미 있었구나 싶었다. 그때의 우리는 퇴직과 이직을 했으나 이 전의 시간들은 좁은 지하철 한 공간에 함께 머무르고 있었다.


특별한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사이였지만 오며 가며 마트에서, 길거리에서, 지하철에서 마주하는 동네주민이었고 오늘 같은 우연한 만남은 무던하고 평범했던 관계가, 불꽃같았지만 바람처럼 흩어진 사이보다 더 반가웠고 감사했다.


곧 다시 뵈러,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