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 나름

by Davca

주말이 좋은 몇 가지 이유 가운데 하나는 새벽과 오전 시간 동안 여유 있게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시간반 정도 걷다가 뛰다가 반복하며 동네를 크게 한 바퀴 돌아보면 바람과 계절의 흐름을 피부로 느끼게 되고, 한 주 동안 건강하게 지내 온 나의 시간에 감사하게 된다.


한참을 걷다가 아내에게서 온 다급한 카톡.

'아파트 단수' 그 이유도 수질검사를 위해 닫아둔 밸브를 점검팀이 열지 않고 퇴근을 한 것 같다는 것인데 뭐라 할 말이 없었다. 한껏 격앙된 목소리에 아내의 폭발하는 짜증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이미 아파트 입주민들의 단톡방에서는 쉬지 않고 불만 섞인 얘기들이 솟구치고 있었다.

땀도 많이 흘렸고 샤워 후에 오전의 일정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순간 고민이 됐다. 몇 가지 옵션은 부모님 댁에 가서 씻고 온다(갈아입을 옷을 싸들고 가기에는 시간이 없다), 안 씻고 그냥 나간다(고려대상 아니었음), 목욕탕을 간다(안 간지 20년은 더 됐고).. 이런저런 생각에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찾게 된다.


얼마 전 마트에서 배송시킨 '생수'


아내는 그걸로 어떻게 씻냐 하겠지만 내가 이 문제를 통제할 수 없기에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때가 되면 해결될 것이고 그전까지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이 상황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2리터 생수 두 통으로 결국 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이후 일정을 진행 중이다. 통제불가능한 변수에 아침 일찍부터 내 감정을 더럽히고 싶지 않았고 나의 선택이 보다 적극적이길 바랐다. 덕분에 행복한 주말이 이어지고 있고 온 가족이 의미 있는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상황에 대한 직접적 반응을 회피하고 다수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으며 이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결한 스스로를 칭찬한다.


그렇다.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