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하고 싶지 않은 일
9일 만에 돌아온 한국은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오늘 난 어쩌면 내가 가장 피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두려움에 갇혀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전과 같은 오늘의 하늘이 유독 검어보였고 짙은 구름의 밀도가 나를 누르는 것만 같았다. 대게 긴 휴가를 다녀온 직후 느끼는 일상의 감정인데, 일에 몰입되었던 타지에서의 순간도 내게는 나름의 평온이었나 보다.
여전히 내게는 어려운 일들이, 보통은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이 된다. 그것이 비겁한 회피라고 하더라도 되도록 난 피하고 싶어 했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는 만화 속 명대사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순간적으로 파고드는 심리적 압박을 이겨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 일'을 해낸 다음에 찾아 올 안정감, 만족감을 상상해 보는 것이고 그렇기에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꼭 내게 시련의 대상으로만 남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내게 어렵고 힘들며 피하고 싶은 일들은 남들에게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그러니 내가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극복해 보자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어떤 상황에서든 돌파구를 찾는 노력 정도면 충분하다. 최소한 핑계 대신 방법을 찾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