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커판 보상

춘천 중도 물레길 카누타기

by 가시나무둥지

아이들에게 스티커판을 만들어 좋은 행동을 할때 붙이도록 한다.

가령 현관 신발 정리하면 1개, 아침에 이불 정리하면 1개, 하루종일 옷가지들을 바닥에 두지 않고 빨래통에 바로바로 넣으면 1개, 자기 방을 깨끗이 치우고 다음 날 아침까지 유지하면 1개.. 이런 식이다.


그럼 스티커판 보상은 어떻게 할까?

5만원 이내의 원하는 장난감을 사거나 아이들이 가고 싶은 곳 1일 여행을 갈 수 있다. 놀이동산이나 각종 체험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사실 1일 여행은 언제든 아이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당장이라도 같이 가주고 싶다. 놀이공원 같은데는 저렴한 티켓이 핫딜로 뜨면 내맘대로 사서 아이들 데려가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그런데 아이들 위주의 키즈카페나 놀이공원 등은 아무때나 갈 수 없다는 인식이 들도록 꾹 참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그런 곳은 다녀오고 나면 꽤 많은 비용을 지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난 아이들이 돈을 내고 놀러가는 곳에 대한 마음의 허들이 있기를 바란다. 너무 많은 것이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은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도 좋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가고 싶으면 스티커판을 열심히 모으라고 한다. 스티커판이 완성되면 어디든 하루 안에 다녀올 수 있는 체험이나 놀이를 금액 상관없이 시켜주겠다고 했다.

단 장난감을 원하면 5만원 이내만 가능하다.


그동안 아이들은 스티커판을 모아 광명동굴과 서울랜드, 에버랜드를 다녀왔고, 원하는 영화를 영화관에서 원하는 팝콘과 먹을 수 있었다.


집돌이 비니는 어딜 돌아다니는게 세상에서 제일 귀찮은 아이이다. 억지로 데리고 나가면 실제론 우리 가족 중 가장 재밌어 하고 신나하면서도 집에서 밖에까지 나가는 그 과정이 너무 힘든가보다.... 그런 비니는 늘 장난감을 선택한다.


호기심쟁이 쿠니는 세상 모든걸 체험하고 싶어한다. 역시 몸으로 배우는게 큰 쿠니이다.

그래서 쿠니에게 책을 한 권 사줬다.

이 책엔 지역별로 테마별로 찾아볼 수 있도록 색인되어 있고, 설명과 입장료, 입장시간까지 상세 내용이 잘 나와있어 아이 혼자 보기도 편하다. 마치 10여년 전 내가 유럽여행 가기 위해 보던 유럽 여행 정보책을 보는 기분이다.

쿠니는 이 책을 정말 좋아한다. 한번씩 공부가 안될땐 이 책을 꺼내보기도 한다. 여행하는 기분이려나?


아무튼 얼마전 쿠니의 스티커판이 끝났고, 쿠니는 춘천 중도에 카누를 타러 가고 싶다고 했다.

이 부분을 본 것이다.

우린 4인 가족이었기에 총 4만원을 내고 카누 예약을 했다.


나도 처음 타보는 카누라 살짝 긴장되었다. 아이들도 한번씩 노를 젓도록 해주었는데 무척 즐거워하는 모습에 내가 더 신났다.


쿠니에게 '네 스티커판 덕분에 이렇게 온 가족이 즐거운 체험을 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고, 비니에게도 형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도록 시켰다.

쿠니는 더욱 뿌듯해하며 여행에서 돌아와서는 급기야 스티커판을 직접 제작했다.


쿠니는 급기야 스티커판을 직접 만들어쓰기 시작했다.


이런 교육 방식이 괜찮은건지, 내가 잘 하고 있는건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쌓아올린 노력으로 얻어진 것들에 더욱 행복하고 보람을 느꼈으면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가장 너 다운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