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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떠돌이 직장인 Sep 08. 2023

첫 인턴 구하기 (2)- 경험 없으면 인턴을 못 구하나

첫 면접

서류합격 이메일을 받은 뒤, 말년휴가에 맞추어 나는 두근대는 마음으로 삼성역 쪽에 면접을 보러갔다. 면접실엔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었고,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면접자는 최소 100명은 되는 것 같았다.

면접 결과는 애매모호했다. 지원자들끼리 토론하는 면접에선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 직무 관련 사람들이 지원자들에게 다대다로 질문하는 면접에서는 내게 질문이 거의 오지 않아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래도 가만히 있기만 있을 순 없어서, 관련 재무 공부를 어느정도 했다고 마지막 말에 덧붙였던 것 같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학벌이나 스펙이 좋지 않아 아무 질문을 받지 않는 모습이 슥 지나갔다.


그 당시 나는 갓 1학년을 마친 학생이었기에 객관적인 스펙이 부족해 관심이 아예 가지 않앗을 것이라 유추해본다. 주로 질문을 받은 면접자들은 과거 인턴 경험이 있었거나, 금융관련 자격증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지금은 나도 그 면접관들의 마음이 이해가 가지만 그 당시엔 너무 분해서 집에 돌아가는 길엔 허망한 느낌을 많이 느꼈 집으로 돌아가 친구에게도 불공평하다고 하루종일 하소연한 기억이 난다.


(현재 나도 현업에서 일하고 있고, 종종 신입이나 인턴을 인터뷰할 기회가 있는데 나 또한 그러한 보수적인 자세로 스펙만으로 사람을 평가하진 않는지 돌이켜 보게 된다. 사실 스펙으로 사람 평가하기가 가장 쉽긴 하다)

그래서 아쉬움 반 후련함 반, 면접을 마치고 마지막 말년 휴가를 보내고 다시 부대로 복귀하였다. 부대 후임들에게는 잘 보았다고 허풍을 치고 막사 안에 누워 눈을 감았지만, 씁쓸한 마음에 새벽 내내 잠이 오지 않았다.

그 이후 혹시 몰라 사지방에서 매일 이메일을 확인 하였고, 다른 인턴들도 동시에 지원하였고, 학교에서 하는 방학기간 교환학생도 알아보고 있던 차 이메일이 왔다.

합격 이메일을 받은 것이다. 합격할 것이라는 기대를 많이 내려놓았기에 더 기분이 좋았고 의아하기도 했었다.


나중에 후기를 들어보니 토론 면접 때 좋게 봐주신 면접관 한분이 이 친구는 괜찮다고 적극 추천을 해주셔서 다른 분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끄트머리로 들어온 것이라고 알게 되었다. (아직도 그분께는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최종합격 이메일

물론 나는 오리엔테이션은 갈 수 없었다, 아직 전역을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첫 출근 날은 다행이 내 전역날과 일치해서 좀 늦을 것이라니 양해를 구하고 또 시간이 가지 않는 말년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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