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김친구 관리>
가끔씩 카카오톡의 숨김친구 관리 목록을 열어볼 때가 있다. 연락할 일도 없으면서 왜 열어 보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페이스북에서 어쩌다 보게 친구의 친구 타임라인을 염탐하는 정도의 궁금증 정도인 것 같기도 하다.
나에게 숨김 친구 목록은 이런 사람들이다. 친구 목록에 두긴 좀 그렇고 그렇다고 차단할 이유는 없는 사람들.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은 사람들. 학교 팀플 때문에 잠깐 번호를 주고 받았던 사람들, 에프터 없이 끝난 소개팅남들, 거슬리는 언행을 늘어놓았던 사람들, 내게 별다른 관심이 없음을 알고는 마음을 접어야 했던 사람들까지.
숨김 친구와 차단 친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카톡 알림이 있고 없고의 차이다. 가끔씩 숨김 친구로부터 연락이 올 때가 있다. 대개의 경우는 반갑지 않은 연락인데, 한때는 같은 공동체에 속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공동체 내의 다른 사람들과는 연을 끊고 싶지는 않지만 그 사람과는 거리를 두고 싶을 때 선택하는, 꽤 소심한 방법이다.
<음성메세지>
친한 친구 중에 하고 싶은 말이 좀 길어지겠다 싶으면 카카오톡 음성 메시지를 보내는 친구가 하나 있다. 구애인들이나 남겼던 달달한 음성메세지의 기억 때문인지, 음성메세지는 괜시리 나를 설레게 한다. 꼭 애인이 보내는게 아니더라도 음성메세지는 훌륭한 의사소통 방법이다. 그 친구는 텍스트로 치기 귀찮아서라고 했는데, 이만큼 효율적이고 상냥한 방법도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