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청년들을 달래다
청춘은 아플 수 있다는 주장
앞서 다루었던 『88만원 세대』,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등의 책에서는 청년들이 처한 구조적 상황에 대해서 제시했다. 이들 책에서 청년들이 처한 상황은 결단코 청년들이 선택한 것이 아님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런 논쟁 가운데 2010년대에 들어서는 지친 청년들을 위로하는 담론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중에서 청년들 마음을 가장 많이 달랬던 것은 <아프니까 청춘이다>이다. 이 책은 나오자 마자 엄청난 흥행을 거듭해 200만부 가량의 판매 실적을 보였다. 이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가장 논쟁적인 책이 됐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책이 아니었다. 블로그에 자신들의 학생들에게 썼던 글들을 모은 것이다. 저자가 책으로 출판하려고 처음부터 기획된 글을 썼던 것이 아니다. 2011년에 나온 이 책이 나왔던 시점에 나는 21살에 대학생이었다. 당시를 회고하면 이 책을 안 읽어본 대학생이 없을 정도였다. 특히 청년들의 눈높이에서 ‘힐링’이라는 키워드를 정말 잘 살린 책이었다.
88만원 세대는 구조적인 불안을 ‘이해하는 어른’이 쓴 책이다. 당시 청년들이 당시 불안을 겪기 전에 ‘노오력’(이때는 이런 단어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20대 개새끼론’이 판을 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 두 가지는 노력을 기울여 취직을 하든, 아니면 너희가 살고 있는 사회 구조를 바꾸든지 해서 ‘너희가 알아서 어떻게 좀 해봐’라는 논지의 담론이 세상을 지배할 당시 였다.
이 책에서 말하는 요지는 ‘너희 때는 힘들 수 있는 거야’, ‘괜찮아’라는 위로의 메시지다. 당시 자기계발의 트랜드라고 할 수 있었던 ‘힐링’의 트랜드를 빠르게 파고든 것이 출판사 쌈앤파커스였다. 당시 유행했던 책을 한 권 더 꼽으려면 혜민 스님이 쓴 <멈추면 비로소보이는 것들>이었다. 이러한 책들의 유행 속에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더욱 더 빛이 나는 책이었다. 초기부터 52만부라고 하는 말도 안 되는 부수를 올린 것에서부터 이 책은 대단한 임팩트를 가지고 있었다.
김난도에 대한 반론: “엘리트 82학번”
그렇다고 김난도 교수의 승승장구가 시작된 것은 아니었다. 김난도에 대한 반론 역시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김난도 교수의 이력을 우선적으로 살펴보자. 책에서 설명하는 김난도 교수의 이력이다. “서울대학교 소비자 트랜드 학자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과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남캘리포니아대학(USC)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1997년부터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 마디로 정리해서 ‘엘리트’다. 한 마디로 김난도는 ‘잘난 사람’이다. 잘난 김난도와 현재의 청년들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대의 위상은 예나 대단하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의하면 김난도 교수는 과외로만 엄청난 고수익을 벌었다고 한다. 이게 바로 비판의 대상이 된다. 김난도 교수에 대한 비판은 주로 서울대 82학번과 지금의 청년들의 삶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들의 비판들이 틀린 말은 아니다. 김난도 교수의 논의들은 대부분 자신의 대학 시절인 서울대 82학번 때에 논의들이 주된 것들이다. 거기다 김난도 교수가 상대했던 청년들은 대부분 서울대학교 학생들이다. 현재까지도 서울대가 가지고 있는 자원이라는 측면을 생각했을 때에 저 비판이 틀리게만 들리지 않는다. 즉, 현재 한국의 전반적인 청년들에 대한 이해가 거의 부족한 상황에서 썼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다.
앞서서 말했던 ‘20대 개새끼’론에 열을 가하는 이들은 김난도 비판에 더욱 강하다. 물론 김난도의 처방은 이른바 신자유주의화된 경쟁 구조 속에서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김난도 교수가 얘기하는 것처럼 세상이 온전하고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논했지만, 20대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20대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김난도에 대한 가장 큰 비판은 ‘구조에 대한 외면’이다. 김난도 교수는 앞선 논의들과는 달리 구조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현 시대를 살아가기에 팍팍한 웰빙은 사라지지 않고 힐링이 대두가 됐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제 위로와 공감이다. 그리고 그 위로와 공감을 아낌없이 베푸는 이들을 우리는 ‘멘토’라고 부른다. 이 엄혹한 현실을 극복하려면 나를 극복하거나 치유를 해야 한다. 치유를 위해 자신의 고통스러운 삶을 넘어서 위로와 공감을 해야 한다.
대상은 서울대학생
사실 김난도만 이렇게 힐링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힐링캠프>, <무릎팍도사> 등의 프로그램 역시도 멘토들의 힐링은 계속됐다.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는 것은평범한 사람들의 아픔이 아니라, 유명인사들이 나와서 토로하는 아픔이다. 사실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그들이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은 정말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외면하도록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한 가지 잊으면 안 되는 게 있다. 다름아니라, 이 책은 블로그에 실렸던 연재글이다. 이 책은 자신의 제자들에게 주는 글이다. 김난도 교수가 재직하고 있는 학교는 서울대학교다. 한국에서 서울대가 가지는 위상, 서울대가 가지는 상징성은 우리에게 남다르게 다가온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재반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난도 교수의 책이 이렇게 인기를 끈 이유는 분명히 읽을 것이다. 김난도 교수의 책이 이렇게 인기를 끈 것은 그의 어투가 “그래, 너희의 수준에서 이해할게”라는 것이다. ‘20대 개새끼론’에서 표현한 것처럼 무례함이 아니었다. 연대하자는 어른의 외침에 청년들이 반응한 것이다.
요약하기
1.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가장 많이 팔린 책 중 하나로, 청년들의 구조적 문제를 '위로'하는 힐링담론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2. 아프니까 청춘이다에는 수많은 반론들이 있었다. 특히 신자유주의화된 구조라고 하는 경제구조 등을 외면한다는 비판과 함께, '서울대 82학번'시대의 현자 자신과 비교하면 안된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을 위로하는 담론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