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왜 우리를 청춘이라 부르지 않는가?

엄기호,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by 아포리스트

엄기호, 2010.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레포트 500여장으로 쓴 책.

『88원 세대』는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구조를 고발한 책이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는 청년들을 둘러 싼 사회 전반의 구조의 모순을 고발했다. 청년이라고 해서 모두가 청춘으로 인정받는 것이 아니다. 청춘도 ‘청춘으로서의 자격’이 되어야만 한다. 청춘으로서의 자격은 사회에서 통용하는 ‘유능함’이다.

이 책 <우리는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의 저자인 엄기호는 연세대와 덕성여대의 강사다. 그는 강사로 있으면서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서 이 책을 집필하였다. 특별히 엄기호의 책은 대학생들의 레포트를 보면서 함께 쓴 책이다. 대학생들과 대화하면서, 함께 고민하면서 쓴 책인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는 실제 대학생들과의 대화 내용과 삶이 들어가 있다.

『88만원 세대』에서 경제학적인 구조를 살폈다면, 엄기호는 사회학자로서 청년들을 둘러 쌓고 있는 담론과 사회상황을 살핀다. 이 책의 출간 시기는 2010년이다. 그러니까, 『88만원 세대』의 담론이 나온 후에 나온 책이다. 들어가는 글의 제목부터가 “너흰 괜찮아”이다. 이 책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바는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이 단순히 청년 세대에게 있다기보다는 구조적 문제에 있음을 간파한 것이다.

저자 엄기호는 대학, 가족, 사랑, 돈, 정치, 성, 학벌 등 성인과 청년으로서 겪을 수 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전반적으로 톺아본다. 한국에서 제법 민감한 문제일 수 있는 학벌문제와 성문제를 청년들의 눈높이에서 다룬다. 사실상 청춘이라고 할지라도, 모두가 청춘이라고 인정받는 것이 아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가장 솔직하게 고백했던 책이 엄기호의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이다.



인정받지 못하는 청년세대

이 책에서 엄기호는 ‘잉여’가 된 청춘들에 대해서 다룬다. 잉여가 된 청춘들은 기성세대에게 어지간히 인정을 받지 못한다. 현재의 청년 세대는 ‘청춘’으로서 불리기를 사회에서 거부를 당한다. 엄기호의 문제 의식에서 보수와 진보에서 각기 비판당하는 청년들로서 프롤로그를 시작한다. 진보와 보수가 보기에 각자 자신이 살았던 시대보다 훨씬 못한 수준의 청년들에 대한 비판을 다룬다.


보수(우파)의 청년 비판은 ‘무능한 청년’들이다. 보수의 청년비판은 산업화 시대에 이루어왔던 성과들에 비해서 열정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가한다. 이들은 경제적인 이유가 청년들을 무능하다고 보는 이유다. 젊은이들이 도전과 열정정신 없이 공무원이나 하려고 한다는 것이 현재 보수 비판이 가지고 있는 문제다.

진보(좌파)의 비판 역시 매섭다. 이들은 ‘정치적’인 이유로 청년들을 공격한다. 민족과 민주주의를 중시했던 386세대는 청년세대를 한심하게 본다. 앞선 글에서 다루었던 ‘20대 개새끼론’이 이와 같은 분류에서 나왔다. 이들은 세상의 불의와 싸우지 못한 채로 세상에 안주하는 청년의 무능함을 다루고 있다. 좌파들이 보기에 불의한 세상에 저항하지 못한 채 어리광이나 부리는 청년들이 얼마나 무능한지를 이 책에서 다루고 있다.


하지만 엄기호는 기성세대의 ‘비판 무용론’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엄기호는 기성세대 비판 무용론은 청년들이 이렇게 사는 이유가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엄기호는 기성세대와 살았던 구조가 분명히 달랐음에 대해서 비판한다. 기성세대가 살았던 사회 구조는 지금과 다르다. 고도성장이 이루어졌던 시기였고, 거기에 따라서 취직이 걱정이 되지 않았던 시기였었다. 즉, 사회운동을 하더라도 먹고 사는 데는 걱정이 없었던 시기였다는 것이다.


같은 청춘이 아니다!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 중 하나는 ‘김예슬 선언’을 통해서 나타난 학벌사회의 문제다. 사실 학벌 문제는 건드리기가 상당히 힘든 문제 중 하나다. 그런 문제를 잘 보여준 것이 ‘김예슬 선언’이다. 김예슬의 별명은 이른바 ‘고대녀’다. 그녀의 고려대 은퇴는 당시 파격적인 것이었다. 한국의 'SKY'로 일컫는 고려대를 그만뒀다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김예슬의 ‘나는 대학을 그만둡니다’의 선언에서는 한국교육이 얼마나 무너졌는지를 살필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김예슬이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학벌’ 때문이었다는 것이 엄기호의 분석이다. 고려대라는 학벌 덕분에 김예슬이 주목을 받았다. 김예슬을 제외한 수많은 ‘지방의 김예슬’은 인정받지 못한다. 지방에 있는 김예슬들은 반항일 뿐이다. 한밭대 자퇴생인 그녀의 글은 이 점을 잘 보여준다.

이 글을 쓴 엄기호조차도 ‘SKY'에 입성한 공부를 잘했던 학생이었다. 그런 엄기호는 이 시대가 가진 모순 중 하나인 학벌 사회를 용기있게 지적을 한다.


청춘은 무능하지 않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에서 말하는 바는 기성세대의 시선과는 달리 청년들이 ‘멍청하지 않다’는 것이다. 앞선 비판들에서 청년들은 경제적으로는 우파에게, 정치적으로는 좌파에게 공격을 당하였다. 무능, 무기력, 열정없음, 용기없음이 청년들을 보는 기성세대의 시각이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시선과는 달리, 사는 사회가 다르기 때문에 현재 청년들은 다르게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 엄기호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시각이었다.


요약하여 보기

1. 좌파와 우파의 비판모두 합당하지 않다.

2. 경제적 구조 외에도 학벌 등의 차별 문화에서 청년들은 시달리고 있다.

3. 현재 청년들의 경제적 구조를 넘어서 문화적으로 그들을 옥죄는 부분을 봐야 한다는 데서 큰 인기를 끌었던 책이었다. 20여만부의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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