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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포리스트 May 17. 2018

인연은 운명을 넘어선다

인연과 운명에 대한 어느날 생각

# 1
현직 대통령은 자서전의 이름을 <운명>이라고 지었다. 이 책 마지막 부분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
노 전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으면 적당히 안락하게, 그리고 적당히 도우면서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의 치열함이 나를 늘 각성시켰다. 그의 서거조차 그러했다. 나를 다시 그의 길로 끌어냈다.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 

 나는 <운명>을 읽다가 너무 힘들어서 책을 몇 번 닫아버렸다.  그가 힘들었을, 막막했을 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학생운동을 하다가 징집이 됐을 때, 사법고시 합격을 겨우 하고서 감옥에 갔을 때, 판사임용에서 떨어졌던 그 순간들까지.. 그가 운명이라고 했던 그 모든 순간 속에는 사실 평안함이 없어 보였다. 그의 친구이자, 전직 대통령인 노무현의 삶 역시도 평안해만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 거친 운명 속에서 친구가 됐고, 인생의 드라마를 써 내려갔다. 노무현과 문재인 모두 절대 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대통령이었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말 "운명이다"는 여기에 써야 하는 거 아닐까 싶은 순간이었다. 



문재인의 운명


# 2 인연과 운명 
사전적 의미로 인연은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 또는 어떤 사물과 관계되는 연줄. 비슷한 말로 연고라고도 한다. 일의 내력 또는 이유"이다. 반면 운명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 또는 그것에 의하여 이미 정하여져 있는 목숨이나 처지"이다.  


인연이라는 말 안에는 운명론적인 요소가 포함이 되어 있다. 인연은 운명보다는 훨씬 더 능동적인 말이다. 인연이 된다는 말 안에는, 자신의 뜻대로 가지 않는다. 다만, 인연을 잡고 말고는 본인의 역량이고, 소양이다. 인연은 잡아도 되고, 그렇지 않아도 된다.


반면 운명은 인연에 비해서더 수동적인 의미다. 운명은 자신이 처한 처지다. 한자라는 움직일 운, 목숨 명' 즉, 움직이고 있는 명줄로써, 현재의 운명의 의미인 명줄이 정해져있다. 이런 운명을 극복하자는 의견과, 그렇지 못한다는 의견 두 가지가 존재한다.  




내 개인적인 견해는 인연을 잡으면 운명이 된다. 그렇게 생각한다. 저 위에 사진 사진이 운명을 잘 나타낸 사진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즉, 운명은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다. 어떤 운명을 살든지 간에 그 운명은 선택하는 것이다. 어떤 운으로 살지 선택할 정도의 권리는 인간에게 주어졌다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운명론이다. 


누구나 여러 갈래의 길에서 고민한다. 어떤 학교, 어떤 직업을 가지는지에 따라서 운명이 바뀐다. 그 선택에 따른 삶, 그 조차 '운명'이라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여러 갈림길을 선택할 권한이 사람에게 있고, 선택에 따라서 어느 정도로 운명대로 살게 되는 것 같다. 

내 삶 역시 운명이었다. 인연은 운명을 만들어냈다. 인연 중 악연도 있었다. 때론 그 악연이 내 삶을 완전히 망가뜨렸다. 내가 살고자 했던 삶대로 나는 살지 못했다. 유독 그랬다. 나를 특정 조직에서 밀어냈고, 내 삶은 철저하게 망가질 때도 있었다. 내 삶은 나락과 행복이 함께 했다. 한편으로, 내가 어려운 상황에서 힘든 운명에 처했던 상황들은 다시 모여서 멋진 삶으로 바꾸어냈다. 지금 누리는 행복들과 명예 그리고 영광들은 나를 밀어낸 악연들이 아니었음 불가했다. 또 한편으로는 운명과 같이 나를 이끈 이들이 없음 어려운 일이었다.

 


# 3 

갈림길을 결정하는 게 인연이다. 돈도 일도 다시 하면 될때가 생각보다 많다. 그러나 사람 사이의 인연은 다시 못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사람이기 때문이다. 인연은 한 번 어긋나면 다르게 간다. 그런 인연을 놓지는 것은 자신의 운명을 놓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람 사이의 좋은 인연을 놓지는 것은 자신의 운명을 역으로 돌리는 일이다. 


내게 처해진 운명, 그것을 바꿀 인연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내 가장 큰 인연이 되고 있는 사람. 그 사람 때문에 내 운명이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다. 인연의 힘은 운명을 넘어선다. 그 인연을 만나는 것조차 운명이라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인연이 운명을 넘어서는 하나 뿐인 방법이라 생각한다. 내게 주어진 인연들에 따라서 내 운명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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