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카우치는 학교를 갈수 없는 코로나시대를 예견이나 한 듯 2020년 <교실없는 시대가 온다>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그는 말하길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배우는 방식이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지적했다. 그들은 암기형 교육을 더 이상 교육이라 여기지 않으며 생각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스스로 정보를 찾고 통합하고 새로운 의견을 제시한다. 공교육은 여전히 “평균의 학생을 위한 표준교육을 제시”하고 있고 이것은 창의성을 키우기 보다 산업현장의 생산직 사원을 준비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스티브잡스와 애플교육고문 존카우치
공교육은 테일러주의자들에 의해 공고히 구축되면서 학교표준화를 지지해 왔다. 아이들의 능력에 따라 서열화해서 분류하고 적재적소에 채용될수 있도록 하는 것을 교육의 목적으로 삼아왔다.
토드 로즈,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
하버드대 발달심리학 교수 토드 로즈도 <평균의 종말>에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테일러주의자들은 학생 개개인의 발달정도에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시험을 통과하는 학생수를 책임져야하는 교육시스템 때문에 학생 개개인의 능력과는 무관하게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내용을, 똑같은 속도로 배우고 있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바뀌었고 개개인의 잠재력 발현이 중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실제 틀밖의 아이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주커버그
마크주커버그는 2년간 10만달러의 틸펠로십 장학금을 지급하며 창의적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데, 학교를 그만두는 게 그 조건이다. 학교는 더 이상 창의적인재를 키워내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순응형 인재를 기업이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독특한 창의력과 협업능력을 가진 인재를 원하며 이런 인재는 기존 주입식 학교틀에서는 나오지 못한다는 인식에서 나온 결정이다. 마크주커버그도 학교를 중퇴하고 페이스북을 창립했다. 유명대학 가는 게 인생 목적이 아니다.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데 아이비리그 대학도 부수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현대식 리더의 모습이다.
하버드대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는 “아이의 강점은 학교공부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획일화된 교육에서는 획일화된 생각 이상의 것이 나오기 어렵다. 최고의 리더들이 모인 실리콘벨리의 창업자들 중 학교중퇴자 만나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다.
그들은 표준화를 거부하고 도전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가?
학습한다는 의미는 “새로운 정보를 얻고, 그것을 암기하고, 이해하고 활용하는 전반”을 의미한다. 오늘날 디지털 시대에 정보를 얻는 것은 지극히 손쉬운 일이다. 몇초 안에 정보검색이 가능한 시대다. 게다가 암기하는 일은 이제 무의미해 보인다. 손안의 디지털 비서를 이용하면 몇초 안에 정보를 알려주는데 암기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제 남은 것은 이해와 활용이다. 이 영역이 디지털 시대 진정한 학습의 개념이고 능력이다. 이 능력을 고양시키기 위해 학교와 교사가 노력해야 할 일이 남은 것이다. 더 이상 의미없는 과거의 사실을 나열하고 암기하는 식의 교육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아이들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비판적으로 토론하고 창의적으로 재해석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만들어 나갈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럽이 오랫동안 바칼로레아식 토론 교육을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은 학습이라는 개념이 무엇인지 명확히 인식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학습은 지식의 암기가 아니다. 지식의 이해이고, 활용이고, 재창조이다.
일본도 2015년 교육개혁을 단행하며 학습의 개념을 새롭게 재정립했다. 디지털시대 4차산업혁명을 맞이하며 나라의 존립이 미래교육에 달려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본도 더 이상 암기식 교육에 집착하지 않으려 몸부림을 친다.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를 학교전반에 도입했고 그들은 지금 비판적 토론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장려하는 교육정책으로 가고 있다.
이 지점에서 한국의 입시정책의 방향성을 보며 마음이 무겁다. 2022년과 그이후도 수능정시 비율확대가 확실시 되는 우리나라의 입시정책은 마치 옛 학력고사 시대로 퇴보하는 것같다. 정답찾기식 교육을 언제까지 끌고 가야 끝이 올지, 거대한 시대변화 앞에 준비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시점이다.
이제 미래시대 살아남기 위해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게 해야 한다. 사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보고 부딪혀보고 경험해 보게 해야한다. 다가올 시대는 그런 아이들이 경영진의 자리에 오를 것이고 리더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로 학교는 안가도 학원은 가야하는 한국의 아이들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저 지식이 얼마나 인생에 필요한 것일까?
저 아이는 자신 안에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을까?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 “한국 학생들은 하루 10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을 배우기 위해, 그리고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을 위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아침 일찍 시작해 밤늦게 끝나는 지금 한국의 교육 제도는 산업화 시대의 인력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다.”
*테일러주의 : 19세기 말부터 시작된 산업혁명의 행정,경영,조직관리를 위해 탄생한 이론으로 교육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이루고자 관리에 집중된 이론이다. 과학적 관리로 시스템 효용성을 높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학교교육의 목적을 생산현장에 필요한 평균적 인재양성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