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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신미 Aug 25. 2016

누구나 알고 있지만

# 한 줄 문장속의 깨달음


비록 아무도 과거로 돌아가 새 출발을 할 순 없지만,
누구나 지금 시작해 새로운 엔딩을 만들 수 있다.

<칼 버드>




 요즘 성공하는 자녀의 필수 3요소는 "아빠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 할아버지의 재력" 이란다.

 조부모의 재산이나 부모의 엄청난 성공도 없는 평범한 가정에서 성년이 되고 있는 내 딸은 20세기를 살았던 내 처지와는 사뭇 다른 마음으로 성공을 꿈꾼다는 말에 이렇게 한 마디 대답을 하자 이내 딸은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러니 더 열심히 공부해야지... 하면 되지, 왜 안되겠어?
니가 최선을 다하지 못한거지...



 요즘 10대에게 이런 충고로 꾸짖으면 대화가 되지 않는 부모이고, 소위  '꼰대' 취급 받기 딱 좋은 기성세대가 된다.  

 출발선부터가 다르고, 최첨단 신상 신발과 유니폼으로 무장하고 사회로 나오는 잘 갖춰진 배경의 아이들과  그저 '열심히' '더 열심히' 란  말로 우격다짐하며 최선을 다하라고  몰아붙이는것은 능사가 아니란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딸이 자라는 동안 내 어린 딸이 살고 있는 지금의 환경이 부러워 질투가 날때도 있었다. 이 증상은 나보다 40년을 더 사신 우리 부모님은 더 심한 편이다.  


이렇게 좋은 세상을 너무  돈돈 하면서 일만 할라 생각말고 쉬엄 쉬엄 살아라!

 

 나도 정말 맘 같아서는 먹고 사는 것, 까짓거 나 하나만 먹고 사는 거라면 걱정이 하나도 없다.

 불과 7-8만해도 분명 미래의 나는 소위 중산층에 속하는 적어도 내 나잇대의 삶에 찌들리지 않고 여유 좀 부리며 살고 있을거라 믿으며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하지만 몇 년 사이 엄청난 변화를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피부에 와 닿지 않았던 것일까?   현재 중고생 자녀를 양육하는 40대의 나같은 부모들은 물가도 오르고, 교육비도 오르고, 집값도 오르고, 하물며 직장을 갖고 있다해도 그게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는 계약직 같은 전쟁터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딸 하나의 뒷바라지에 숨이 턱턱 막힌다고 투정이라도 할 것 같으면 칠순의 아버지는 자식이 다섯씩이나 줄줄이 딸렸던  나는 오죽했겠냐? 하신다.  

 아버지는 자식 다섯을 엄마에게 맡긴 채 자신의 공부를 위해 혼자 가난과 자유(?)를 역설적으로 견뎠지만 우리 오남매는 아버지의 지적인 삶의 영향력은 기대할 수 없을 만큼 독립운동 떠난 아버지처럼 여기며 밥만 굶지 않고 고아가 아니란 사실을 감사하며 아무 생각도 못한 채 살아야만 했던 시절이었다.


   비록 아무도 과거로 돌아가 새 출발을 할 순 없지만,
누구나 지금 시작해 새로운 엔딩을 만들 수 있다.


 과거로 돌아가길 원치 않는다.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할 수 있다해도 원치 않는다.

 바꾸고 싶은 그 과거 어느 부분에 함께 했던 소중한 부분까지 어디론가 사라질까봐 견뎌낸 과거일랑 가슴에 단 훈장처럼 간직하고 그저 새로운 시작을 , 또 다른 엔딩을 찾기 위해 지금 이순간도 새롭게 달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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