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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이모 May 24. 2024

오은 시인님의 오발단 (오늘 발견한 단어)

강남도서관 X동네책방 특강 '하루에 한 번 시를 생각하는 마음'을 듣고

글 쓴 지가 오래되었다.  바쁜 일상에 이사 문제가 겹쳐 힘이 든다. 몇 주 밤을 검색으로 지새우고 가고 싶은 집에 가계약금까지 보냈지만 혹시 몰라 출퇴근하며 새벽에 점심시간에 들르니 몸도 아음도 기진맥진. 오월의 날씨도 구원하지 못하는 피곤함에 눌려 쪽잠을 자고 강의 30분 전에 눈뜬 건 좀 이상했다.  내게 같이 가자고 했던 후배는 못 오고 나만 오랜만에 걸어서 소전서림 쪽으로.  마침 강의실인 소전서재는 둘째가 연습실로 사용했던 스튜디오가 있던 건물.  이사 가기 전 한 번 가보까. 별 기대 없이 둘째 줄에 자리를 잡았다.




오은의 오월 '초록을 입고', 1월부터 한 권씩 나오고 있는 시의적절 기획의도, 그리고 글을 쓰면서 경계해야 할 것들과 해봄직 할 일들을 연두연두한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에 잘 보여 주었다.  기억에 남는 것 몇 가지는


한 번 = 한 차례 (one time이라는 한 '차례'가 중요한 것이고)

한번 = 기회 있을 때 (시간 되면 한번 보자)라는 차이를 알려 주셨다.  


이런 디테일 너무 좋다.  산책 때문에 강의실을 찾았는데 조근조근 강사님의 이야기가 Neflix처럼 펼쳐지네.


결국과 마침내의 차이.  (영화 헤어질 결심이 생각나는 순간)

장면        시선      글

장면에 시선이 깃드는 것이 글의 씨앗

장면을 지나치느냐 기록하느냐가 글이 되느냐 마느냐의 차이

같은 장면을 응시해도 다른 것을 주목한다.  내가 응시한 것을 담는 것이 '글'

스마트폰에 넘쳐나는 사진을 매일 1장 골라 두세 줄의 기록을 하는 것도 좋은 글감이 된다.


자신의 이름에 대한 소개도 재미있다.  , 외자 이름은 본명이고 아버님이 '오저리고 나무니까'라고 작명이유를 말씀하시고 금, 은, 중에 은메달처럼 2등으로도 만족하는 삶을 살아라고 하셨다니 문학도 유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바림'이 어떤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쓰는 메모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오 은 시인이 만든 '오발단, 오늘 발견한 단어' 활용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비거스렁이'라는 단어도 알게 되었다.  비가 와서 으스스 하면 꼭 한번 활용하리라. 비거스렁이 하니까 부침개가 생각난다 또는 비거스렁이 하여 허리가 아프다.


아까 강의실에 5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검색해 보니 작가님 이름으로 음반이 나와있어 신기해하다가 질문시간에 물어보니 동갑 작곡가가 곡을 쓰고 끝 부분에 내레이션으로 참석했다고, 그래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아티스트로 등록이 되어있고 매달 저작료가 통장에 찍힌다고 했다.  KOMCA 회원가입비가 20만 원이고 손익분기점 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가입선물로 받은 손톱깎이 세트가 맘에 든다고 하여 나도 집에 와서 오랜만에 777 KOMCA 손톱 깎기의 안녕을 확인했다. 이거 귀한 거다.   


https://www.youtube.com/watch?v=NBCi5holA4c&pp=ygUU7Jes66aE7J20IOuLpCDqsJTrhKQ%3D






노래를 듣고 두 시간의 강의가 마무리되었다.   24개의 자음모음이 만들 수 있무궁무진한 감정과 뉘앙스를 가장 새뜻하게 접시에 올려놓으려는 시인고민과 긴 시간의 내공 때문인지 소화가 될 것 같다.   긴 시간 많은 내용인데 어쩐지 오월의 바람처럼 가볍고 신선하다.  여름방학 일기 숙제처럼 마무리 짓고 싶지는 않았지만 오늘 강의는 정말 재미있고 유익했다...  다음에도 참가하고 싶다...  강남도서관과 오은 시인님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시인의 내일 오발단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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