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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인생 미션이 생겼다’

'부모님 장례식, 웃으며 보내드리기'

by 글둥지

어느 날 지인의 부모님 장례식에 갔다.


마음이 찢기듯 울부짖는 소리가 공간을 메웠다.

부모님을 여윈 자녀들의 울음소리.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별 중 하나를 말한다면 ‘부모님을 떠나보낼 때’ 이지 않을까?

아무리 고지식하고 정이 없는 부모라 할지라도 부모님의 죽음은 언제나 자녀들에게 받아들이기 힘든 아픈 이별이다.


그때 서글피 울던 지인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들이 있었다.


“미안해……. 엄마……. 좀 더 잘해줄 걸, 좀 더 효도할걸…….”

“뭐가 그리 바쁘다고…….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나 혼자 잘살자고 자주 찾아가지도 못하고…….”


나는 그 말들 중 유독 하나가 내 마음에 담겼다.


“부모님과 꺼내 볼 추억이 별로 없어…….”

마음이 찌르르 아팠다. 동시에 이상한 결심이 섰다.


“그래! 난 부모님 장례식에 웃으며 보내드려야지!”


지금 생각해보니 기이하고 요망한 결심같이 들리지만 20대 초반이었던 나의 마음이 외치는 소리였다.

'나중 말고 살아계실 때 잘해야지!'

'울지 않고 웃을 수 있을만큼'


그 뒤로 나는 어떻게 하면 부모님 장례식에서 울지 않고 후회 없이 기쁜 마음으로 보내드릴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했다. 많은 책도 읽고 강연도 듣고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낼 때 후회를 남긴 사람들의 이야기에 경청했다.

부모님과 기쁜 마음으로 이별할 수 있을까? 그럼 부모님과 어떻게 지내야 할까?


“후회 없이 효도하기!”


그렇다면 효도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부모님이 가장 행복해하시는 것이 무엇일까?

나는 답을 찾고 또 찾았다.

그러다 부모님이 진정 자녀들에게 원하는 것은 자녀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추억을 쌓고 그 시간 속에서 행복해하는 것이 라는 답을 얻었다.


그래서 나는 그때부터 부모님과 시간을 많이 보내기로 했다.

우린 어쩌면 20대가 되는 순간부터 부모님의 품을 벗어나 친구들과 어울리고 연인과 지내는 시간이 더욱 즐거워지기에 상대적으로 부모님의 존재를 잊곤 한다.

더구나 세대 차이라는 벽을 서로 세운 채 ‘따로 노는 부류’로 분류해 버리곤 한다.

그러다 시간이 무심히 흘러 부모님이 노쇠하여 기력이 없어질 때쯤 그때 우린 부모님의 얼굴을 바로 보며 함께 꺼내볼 추억이 별로 없음을 깨닫고 후회하곤 한다.


나는 친구나 연인과 할 수 있는 일들을 부모님과 함께해나가면 어떨까 생각을 하였고, 20대 초반이었던 나와 50대 초반이었던 부모님과 그때를 시작으로 지금 서로 30대와 60대에 접어든 지금까지 소소한 행복들을 많이 저축하는 중이다.


우린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걸 너무나 쉽게 소중한 줄 모르고 사는 건 아닐까?


아빠! 엄마! 우리 진짜 재밌게 놀았다. 그렇지? 이제 잘 가!


언젠가 우리의 이별 끝에서 내가 외치고 싶은 말이기에

하루하루 열심히 미션 실행 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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