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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인만 InMan Jan 22. 2021

바이러스 코로나 찿아오면 이렇게 싸우라.

2. 마지막 출근일이 되어버렸다.

성탄절 저녁 서울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 집에는 5 식구가 함께 살고 있다. 이튿날 토요일은 온 가족이 청계산 나들이도 함께 하고 저녁식사를 외식을 겸해서 하기도 하면서 일요일까지 지냈다.

아주 오랫만에 다 큰 딸들의 제안으로 주말 나들이 한  청계산 옥녀봉

대구 어머니 방문 후 3일째 28일 월요일 출근하였다. 12.31일 정년퇴직 예정이어서 사무실에서는 해야 하는 일은 없었지만 주로 아시는 분들과 커피와 식사 환담 인사 나누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2021.12.31일 정년퇴임 기념으로 직원들이 만들어준 골든 안전모

점심식사를 봉사활동 동료인 K부장과 약속된 만남을 하고 나서 조금 일찍 퇴근을 하는 길에 대구 가족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오빠 괜찮아?" 여동생이었다.

"왜 무슨 일이 있어?"

"아~씨 이 일은 어쩌지?"

"뭔데 말해봐라"

"3층 사는 동생 가족과 출퇴근 같이 하는 분이 코로나 양성받았다고 그러는데, 올케가 감기몸살 기운이 있다고 그랬잖아....."

"그럼 우리 가족들 코로나 검사받아봤니?"

"아니 내일 아침에 검사받으려고....  엄마가 걱정되네....."

"그래 내일 검사해 보자, 나도 증상은 없지만 검사해봐야겠다."


구 어머니댁 방문 후 4일째 29일 화요일 새벽 3시 즈음 잠에서 깨었는데 미열이 느껴진다.

이크! 공습경보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침공임을 직감하고는 간단한 외출 준비한 후 머물던 자리와, 화장실 등 주요 동선에 소독제를 뿌리고는 지하 주차장 자동차로 이동했다. 그리고 아내에게 연락했다.


"나 코로나바이러스 온 것 같아  지금 차 안에 있고 날이 밝아오는 대로 서초구 보건소로 가서 진단검사받을 테니, 당신도 일어나는 대로 마스크 하고 집안 소독 한번 해주고 가족들 모두 검사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어."

2020.12.29 새벽 서울 서초구청 보건소 주차장에서 대기하다 접수한 코로나19 검사 검체

아직 새벽이어서 서초구청 보건소 주차장에 주차한 후 잠을 청했다. 잠이 오지 않았다. 오전 9시부터 검사 시작이라는 배너 안내가 눈에 들어왔다. 두텁게 옷을 챙겨 입고는 대기라인에 줄을 섰다. 나 외에도 서너 명이 이미 와 있었다. 9시 30분 즈음 검사가 끝나자 결과는 내일 나온다니 집에서 자가 격리하면서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돌아왔다. 그리고 안방에서 자가격리 시작하면서 회사와 함께 식사와 커피 마셨던 동료들에게 긴급 연락을 취한 후  기억 속 동선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회사에는 지나온 사실을 통보하면서 마지막 휴가 3일을 내면서 어제가 퇴직전 마지막 출근일이 되어 버렸다.

회사의 비상대책반은 완전 비상체계에 들어갔다.

내가 근무하던 9층 모든 직원들은 귀가 조치 및 코로나바이러스 검진을 받도록 지시되었다.  검진 결과 음성 판정이 확인된 직원들만 출근할 수 있었다. 신년 초 신임 대표이사 사장님과 경영지원 임원께서 새로운 경영전략과 계획을 발표하는 중요한 시간이 차질이 생기게 되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나는 좌불안석이었다. 37년의 직장생활 마지막 정년퇴임시기에 이런 죄송함과 송구스러움은 정말이지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막다른 골목에서 별도리가 없었다. 회사 동료들의 잠재적 역량과 그동안의 내 행동에서의 불 성실함이 많았다면 위기가 될 것이지만, 그렇치만 않다면 기회가 될 수도 있으리라 스스로 위로하며 모든 염려는 내려놓기로 선택하니 이내 담담한 마음이 찾아왔다.


코로나바이러스 검사 후 다음날 오전 가족들 4명 모두 음성 판정 결과가 문자 왔다.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가족들보다 먼저 검사받은 내 결과가 점심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없다.

보건소에 전화하였다.

"박인만 님 검진 내용은 아직 검사 중이라고만 뜨는데요....."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회사에서는 계속 전화가 온다. 미안해 죽겠다.


오후가 되어서야 문자가 왔다.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확진이다.

이어서 보건소, 역학조사 관등 전화가 수도 없이 걸려온다. 회사에도 최종 결과 통보를 알렸다.

저녁 7시 적십자병원 앰블런스를 도착시키겠으니 입원 준비하여 대기하라고 연락이 왔다.


잠깐 동안 안방에서 자가격리 중 정리해 두었던 여행용 캐리어 1개와 가족들이 준비해준 생활 물품 가방을 가지고 집에서 나왔다. 바이러스 침공 후 5일 만에 1차 병원으로 입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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