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꼴라쥬 Jun 06. 2020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본 적 있나요?

부부의 세계


혹시..

아이스크림으로

배신 당해 본 적 있으신가요?



훔.

전 있습니다.


바로 오늘.

바로. 지금. 여기.

NOW...


매주 금요일 저녁,

알코올과 함께하는

따스한 불금의 끝자락에서

일곱 살 미니미는 말하곤 합니다.


"아. 빠. 아이스크림 머꼬 시포요."


고기가 익어가는

바알갛게 달아오른 고운 숯불 마냥

벌겋게 익고 있는 얼굴의 그분은 대답합니다.


"아빠. 귀찮은데.."


"앙대? 이래도? 이래도??"


"알았어.. 아빠가 사 올게."


늘 미니미의 승리입니다.

고노므 저세상 애교를 누가 이깁니까..


그분은 그 길로 달려 나가

편의점 봉투 속에 아이스크림을 가득 채워오지요.



"와. 춥다... 오늘은 투플원으로만 사 왔어.

 죠스바. 스크류바. 더블 비얀코!!!"


나의 예리한 눈빛은

그분을 쏘아보며 무언의 압박을 합니다.



'초코는?!

 와플 아이스크림은?!

 메가톤바는?!'



"세 가지밖에 없던데?!!"



헛...

미니미들 좋아하는 건 다 사 왔으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비스마로는

어제 더블 비얀코를 먹고

서러움에 슬프게 잠이 들었습니다.



그.

런.

데.

말입니다..


오늘 아침,

그분이 거실에 앉아

무언가를 우물대고 계시는군요.


그의 손에는..

와플 아이스크림이 두. 둥...



"그거 뭐야?"


"어제 사온 건데..

 당신 먹으라고 어제 사 온 거잖아.

 냉동실에 더 있어."


"어제.. 없다며..?"



"깜박했어"



헐..

이거..

이거 뭔가..

제대로 낚여버린 듯한 불쾌한 스멜...  

뭐. 그렇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토요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