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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진 Aug 22. 2017

여든 살의 호크니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릴 때 나는 여전히 서른 살이다. 


영국 현대미술작가 데이비드 호크니 David Hockney는 사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LA 시절, 그린 유명한 대표작 < A Bigger Splash>를 비롯해 여러 개의 사진을 이어 붙인 포토몽타주 시리즈는 현대미술 연대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작품들이기도 하죠. 장난꾸러기 같은 인상을 지닌 호크니도 어느새 80번째 생일을 맞았네요. 지난 7월 9일이 그의 생일이었죠.








“I’m working, that’s all I want to do, and there is love in my life. I love life. When I’m working, I feel like Picasso, I feel I’m 30."
David Hockney


작업을 하는 것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고, 사랑하는 일입니다. 나는 나의 삶을 사랑합니다. 내가 작업할 때, 나는 마치 피카소가 된 것 같아요. 여전히 마음은 30살이죠.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영국 작가 중 한 명인 호크니.
80세, 원로급에 들 법한 나이이지만 호크니의 시선은 결코 늙지 않았습니다. 파파 할아버지 같아도 소년다운 모습이 남아 있달까. 아이패드에 푹 빠져 매일 몇 가지의 드로잉을 사람들에게 전송하고, 자신의 영국 고향 마을의 나무들을 관찰하기 위해 빛이 좋은 날은 어김없이 차를 몰고 나가는 그에게는 세상을 향한 호기심이 너무도 가득합니다.








전 세계 미술관은 호크니의 여든 번째 생일을 맞아 회고전 열풍이 불었습니다. 가장 먼저 영국 현대미술관인 테이트 브리튼이 그 시작을 알렸죠. 


HOCKNEY AT TATE BRITAIN 
2017. 2. 9 ~ 5. 29




artlyst.com




몇 년 전부터 호크니는 아이패드와 아이폰에 드로잉 그리는 것에 푹 빠져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점점 더 어렵고 귀찮아지는 동년배 분들과는 좀 다른 모습이죠.(웃음) 간간히 아이패드로 드로잉 한 작품만 모아 신작전을 작게 열기도 했고요. 이번 테이트 브리튼 전시에서는 대규모 회고전답게 전시 간판을 직접 그렸습니다.



Keep Calm and 
Carry on Drawing
My Show is on Now 




영국 정부 포스터 문구에서 착안한 'Keep Calm & Carry on' 시리즈를 착안한 호크니의 작문 센스가 느껴집니다. 실제로 제가 저 앞에 서 있었으면 전시에 대한 기대감에 가슴이 마구 쿵쾅 거렸겠죠.




David Hockney, Christopher Isherwood and Don Bachardy, (1968). Courtesy Tate




테이트 브리튼의 회고전에서는 유명한 초상화 연작들, 그리고 LA에서의 풀장을 비롯 포토몽타주 작품까지 그의 작품들이 한 자리에 모여 소개되었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전시를 직접 보지 못했더라도 너무 실망하기 이릅니다. 하반기에도 전 세계 곳곳에서 호크니의 회고전이 열리기 때문이죠.  







미스터 호크니



LA에 있는 게티 뮤지엄은 아예 전시명을 '생일 축하해요, 미스터 호크니'로 지었습니다. 게티 뮤지엄은 호크니의 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죠. 



<Happy Birthday, Mr. Hockney> : getty center 
2017.  6.27 ~ 11.26 








지금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는 10월 23일까지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앞서 큰 회고전이 열렸던 테이트 브리튼, 메트로폴리탄 뮤지엄과의 협업으로 이뤄지는 전시고 분명 그의 대표작을 엄선할테니 몇몇 작품들은 여러 번 보여지게 되겠지요. 최근 신작 몇 점까지 총 160여개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A RETROSPECTIVE : pompidou center
2017. 6.21 ~ 10. 23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MET)에서도 꽤 긴 시간 동안 데이비드 호크니의 회고전을 개최합니다. 올 가을에는 호크니의 전속 갤러리인 페이스 갤러리 PACE GALLERY에서 신작들을 가지고 전시를 열고요. 이 정도면 세계 각지에서 연달아 전시가 열린다고 봐야 할 것 같지요. 20세기와 21세기를 거쳐 올곧이 자신의 길을 걸었던 미술계의 대가를 향한 팬들의 마음이지 않을까 합니다. 


DAVID HOCKNEY : MET
2017. 11. 27 ~ 2018. 2. 25





호크니의 일대기와 작품들을 쭉 살펴본 적이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그린 작은 드로잉부터 전성기를 맞이했던 시절 그리고 영국 요크셔의 초대형 대작까지. 잠시나마 그는 정말 부지런한 작가라는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젊은 시절 호크니는 밝고 쾌활한 미국 캘리포니아의 햇볕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어둡고 추웠던 자신의 고향 요크셔의 숲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야외 풍광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의 전성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끊임 없는 호기심 만큼 말이죠. 아마 그림만 그리기에 80년은 좀 짧은 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생일 축하해요, 호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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