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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주얼페이지 Oct 14. 2022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리뷰

소박함과 연대, 반성이 이끄는 가능성의 세계로 가자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일까? 멈출  무슨 일이 생길까? 여기저기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통계나 과학실험 수치로 알려줬다면,  책은 은유적으로 기후위기의 경각심을 갖게 한다. 과학자와 수학자들의 발견에 얽힌 뒷이야기와 마지막 챕터 ‘밤의 정원사에 나온 레몬나무 이야기의 연결, 이게 내가 이 책을 읽은 방법이.  


지구는 마지막 풍요를 빚고 생을 끝내는 단계의 레몬나무와 . 레몬나무의 종말을   있는 방법은 .  레몬나무의 속을 파헤쳐보면   있겠지만, 그걸 원하는 사람은 을 것이다. 종말을 앞당길 테니까. 지구의 풍요는 지금 어느 단계일까?


양자역학은 오늘날의 과학기술의 엄청난 발전에 뒷받침이 되어주었지만, 저자의 말로는 “이것을 실제로 이해하는 사람은  자와 죽은 자를 막론하고   명도 없”었다. “우리의 정신은 양자역학의 역설과 모순을 감당할  없다. 양자역학은 마치 다른 행성에서 지구로 떨어진 이론 같아서 우리는 유인원처럼  주위를 뛰어다니고 만지작거리고 노리개로   결코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우리가 만든 세상을 이해할  없는 유인원 같은 존재나 마찬가지다.


저자는 버려진 떠돌이 개를 죽이기 위해서 독약을 놓고 다니는 사람그런 이웃에게 무관심한 사람들을 본다.  죽이는지,  죽어가는지 모르는 채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로 여기며 가만히 지켜만 보는 사람들. 익명성에 숨어 누군가를 죽이는 사람들. 세상의 수많은 부당한 죽음 생각나게 한다. 기후난민, 전쟁 피난민, 가정폭력의 피해자들, 사회적 소수자들의 죽음,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들……


프린츠 하버의 질소와 프러시안 블루의 발견은 우리에게 빛이 되어주었지만 동시에 그림자도 가져다주었다. 내가 보기에 지금은  그림자가 빛을 압도하는 느낌이다. 양자역학이 말하는 가능성의 세계에서 우리는 무엇에 대해 확신을 가질  있을까? 무지와 탐욕을 멈출  있는 방법이 있을까?


그 방법을 레몬나무와 개의 독살, 유인원이라는 키워드를 갖고 풀어봤.


레몬나무는 풍요의 역설을 알려준다. 레몬나무의 죽음을 앞당기는 사람들이 있다면? 화학비료를 마구 뿌리고, 화전을 통해 지구의 종말을 앞당기는 사람들이 있다면? 내가 그들이 만든 지구의 마지막 풍요를 즐기고 과실을 따먹으면서 그들의 행위에 가담한 것은 닌지 반성하게 된다. 경각심을 갖게 되었고, 이런 생각을 부족하나마 사람들과 나누는  중요하다.


한편 유인원 같은 우리가 종말을 앞당기는 사람들의 독살 행위에 맞설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들의 압도적인 기술과 정보, 재산 앞에 작고 힘없는 존재들은 너무나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에서 봤던 보노보가 떠올랐. 유인원처럼 세상이  이렇게 되어 가는지, 어떻게 되어갈지 모르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욱 유인원답게 사는 것도 좋겠다는 이유로. 욕심을 줄이고 이웃과 다정하게 지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소박하게, 무해하게.


양자역학으로 보면  세상은 가능성의 세계라는데,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려고 하는  말이 안 되는  . 모든 것이 우연과 불연속성에서 이뤄진다는 이론이다. 기후위기를 해결하려고 발버둥 칠수록 더욱 수렁에 빠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섭다. 더 이상 해를 끼치지 않아야   같은데, 그러자면 독살자들의 탐욕을 멈추는  시급한  아닐까? 개의 독살이 문제 해결책 암시하고 있다. 이웃과의 교류 늘어나 공동체의 연대가 끈끈해지면, 그래서 독살자들이 감시받는 느낌이 강해진다면, 그들의 행동반경이 줄어들 것이고, 피해를 입는 사람도 줄어들지 않을까?


가능성의 세계에 사는 우리, 무해한 삶을 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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