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 있으나마나
사천 에어쇼가 나흘 동안 열렸다.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목요일과 금요일은 평일이라서 인파가 몰렸다고 해도 관심이 없었다. 토요일 지역맘 카페에 에어쇼에 관한 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다녀온 사람들과 갈 사람들이 댓글로 정보를 나눴다.
나도 일요일에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모든 글들을 읽어봤다. 그중 가장 열심히 읽은 것은 주차에 관한 것이었는데, 내가 본 글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곳을 추천했다.
아침 9시에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웬걸 어림잡아 300명이 줄을 서 있었다. 와……. 한 시간 기다려 버스를 탈 때 뒤를 보니 우리가 처음에 섰던 곳 뒤로도 100명보다 많을 법한 사람들이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지인과 톡을 했는데, 다른 셔틀 주차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그들은 이미 버스를 탔다고 했다. 아이코, 누구야! 누가 여기가 주차 명당 이랬어! 다시 옮겨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우리는 뜨거운 볕 아래에서 우리의 불운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나처럼 맘카페에서 본 글들을 참고하고 온 사람들이 많았겠지. 그들도 이곳이 구세주겠거니 하고 왔을 텐데, 다들 후회 조금씩은 하고 있었을게다. 그러고 보면 평일 이틀 제외하고 주말 이틀 동안 나온 정보, 아니 토요일 단 하루 동안 쏟아진 정보에 근거하여 판단한 게 잘못이었다. 통계를 봐도 모집단과 표본집단이 일정 수는 있어야 믿음이 가는데, 단 하루의 데이터로 판단은, 뭐…… 복불복인 것이다.
사나흘 정도 주차혼란이 반복되어 일어났다면, 그때는 어떻게 될까? 더 이상의 정보가 무의미해지고, 주차장 간에 균형이 맞춰질 것 같다. 주차장 쏠림 현상이 소문나면, 사흘째엔 복불복을 가정한 상태로 자신이 있는 곳이나 거리 같은 것을 기준으로 주차장을 찾게 되고, 나흘째는 큰 뉴스거리가 되지 않으면서 더 이상 한 주차장으로 몰리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그렇게 정보나 현상이 안정화되지 않을까? 궁금하다. 이 행사가 며칠 더 이어졌다면 주차대란은 어떻게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