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이면
어른이 되어 있었을 줄 알았어요.

애매한 선상 그 어딘가에 서있는 나이, 서른넷.

by 비타블러썸

어린 시절의 난, 서른 즈음이면 아주 엄청난 위치까지는 올라가지 않았더라도, 어느 정도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달성을 하며 높이 올라가려는 길목 어디쯤은 걸어가고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하곤 했다.


그리고 서른, 아무것도 이뤄 놓은 것이 없었지만, 시대가 변했고, 사회가 변했으니 아직은 어린 거라고, 지금 내 나이의 누군가들을 돌아보아도 나는 별반 다를 바가 없이 아주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러나 현재의 지금, 서른넷. 주위를 둘러보니 아직 나만 '그대로'다. 모두가 저마다 조금씩의 위치를 자리 잡아가고 있는데, 나만 여전히 그 자리 그대로다.


별다른 특별한 계기도, 사건 사고도 없었지만, 새해가 지나고 요즘 들어 부쩍 나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게 된다.


나의 어린 시절을 짧게 회상해 보자면 난 그 누구보다도 꿈이 많았고, 미래가 확고한 미성년이었다. 주변에 모든 이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너는 너의 꿈을 가지고 있어서 좋겠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었다.


이십 대 시절, 다들 하나둘씩 학생의 티를 벗고 사회생활에 첫 발을 내딛고, 다들 그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던 그때에도 모두가 다들 '너는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고, 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거냐.'며 부러움을 내비쳤다.


그리고 이제는 다들 모두가 저마다의 삶의 위치에서 점점 안정을 찾아가는 이 시기. 그들은 열심히 하고 있으니 언젠가는 빛을 볼 거라며 나를 위로하고 토닥인다.


작년까지만 해도 스스로가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신 있게 어디 가서 든 말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나 정말 열심히 살아왔나? 나 정말 열심히 산 거 맞나? 꿈이 있다는 이유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이유로, 언젠가는 빛을 볼 거라는 기대 하나만으로 너무 안일하게 내 인생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일은 많아졌지만, 어느 것 하나 안정되지 않은 지금 이 시점, 지금 이 시점이 바로 모든 것을 멈추고 천천히 스스로를 돌아보기에 좋은 시기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래서 나를 돌아보고, 진정한 어른이 무엇인지를 찾아보기 위한 여정의 첫걸음으로 이곳에 하나하나씩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어른이지만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한 내가 진정한 어른이 되고 싶어 쓰는 나의 로그.


이 글이 멈출 때쯤, 나는 진정한 어른이 되어 있을 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