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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나 Nov 01. 2024

03. 나만의 공간 만들기

나만의 빈 공간을 새롭게 구상하기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면서

내 방은 물론 집은 서서히 일터가 되었다.

출퇴근 시간도 필요 없고

소파와 책상이 가까워도 문제없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컴퓨터 앞에 앉아 밥을 먹고 일을 하며

하루를 보냈었다.


처음에는 자유롭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상하게

집은 엉망이 되고 마음에도 피로가 쌓였다.


하루 종일 일하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책상 위 엉망인 종이들,

의자에 무심코 걸쳐둔 옷, 

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인 아이들 책과 장난감,

내가 일하는 공간이었지만

편안함은커녕 불쾌감을 주는 공간이 되어있었다.


일과 쉼이 뒤섞인 공간에서

나는 일도, 쉼도 무엇하나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나는 일을 하는 것일까?

쉼을 쉬고 있는 것일까?


마침 우연히 알게 된 정리 모임을 신청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정리를 해본 것이다.

100일간의 정리 모임을 하면서

필요 없는 물건을 매일 정리해 나갔다.


정리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열심히 참여했다.

반면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은 참가자도 있었다.

그리고 100일 뒤, 

필요 없는 물건을 정리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

비운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물론 정리는 여전히 쉽지 않다.

그러나 매일 내 공간을 조금씩 치우던 그 힘은

나에게 차 한잔 할 수 있는 여유를 주었다.

비워낸 만큼 평온함을 갖게 된 것이다.


지금도 재택을 하다 보면

숨이 막히는 순간은 

정리가 되지 않은 공간에서 있을 때이다.

나를 전혀 돌보지 않았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조금 기운 내서

치우고 나면 공기의 에너지가 달라진다.

공간이 나를 돌봐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삶에 많은 부분에도 여백이 필요하지만,

내가 있는 공간도 마찬가지다.

내 목을 조르는 공간과

내 숨을 틔이는 공간, 어느 것이 필요할까?


여러분의 공간은,

여러분을 지켜주고 있나요?

어지럽게 널린 물건으로

내가 있는 이 공간이 무겁게 느껴진다면

그 공간을 아주 조금씩이라도

정리해 보면 어떨까요?

하루에 하나씩이면 충분합니다.


나만의 공간을

나답게 채우는 것.

그것이 진정한 나를 찾는 출발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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