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조코사이-가부장제의 뒷면을 갉아 내는 흰 개미

경계에서 말한다

by 이기자

당신(조한혜정)의 주최로 '아시아의 원조교제'라는 심포지엄을 2001년에 연세대학교에서 했을 때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그때 '엔조코사이'라는 일본어가 번역되지 않고 아시아권에서 유통되고 있었던 것에 깜짝 놀랐지요. 자기의 섹슈얼리티에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나의 몸은 당신에게 속해있지 않다" - 당신이 그것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대가를 치르고 있는 동안뿐이다 - 고 선언함으로써 원조교제를 하는 여자아이들은 확실히 가부장제의 뒷면을 갉아 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나의 친구 페미니스트 오구라 치카고 씨는 그것을 '가부장제에 붙어 있는 흰 개미' -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가부장제의 대들보에 기생하여 그것을 안쪽에서부터 썩게 하는-라고 부릅니다.


경계에서 말한다

조한혜정·우에노 치즈코


페미니즘과 여성주의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지만, 이 책만큼의 울림을 주는 이야기를 아직 접하지 못했다. 모처럼 꺼내어 읽고 다시 밑줄을 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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