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생존지침서

회사의 언어 & 미치거나 살아남거나

by 이기자

당신을 도와줄 직장생활 생존지침서 두 권을 소개했습니다.

김남인의 <회사의 언어>, 마르틴 베를레의 <미치거나 살아남거나>.

TBS 교통방송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달콤한 밤 황진하입니다'의 주말 책 소개 코너 '달콤한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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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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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서재 (With 책밤지기 이종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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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귀로 읽는 책 이야기 달콤한 서재

오늘은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종현

오늘은 직장인 청취자를 위한 방송입니다. 회사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직장생활 생존지침을 알려줄 두 권의 책을 준비했습니다.


DJ

직장생활 생존지침. 대한민국 월급쟁이들을 위한 방송이군요.


종현

맞습니다. 저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회사를 다녔으니까 딱 5년 동안 회사 생활을 한 건데요. 회사생활했던 시간을 돌이켜보면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이런 순간이 많거든요. 그때 상사한테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었는데, 후배들한테 이런 식으로 업무지시를 할 걸. 이런 거죠.


DJ

직장생활을 완벽하게 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다들 매일 조금씩 후회하면서 지내는 게 직장생활인 것 같아요.


종현

저도 돌이켜보면 제 직장생활에 많이 쳐봤자 70점 정도밖에 못 줄 것 같아요. 제일 아쉬운 건 뭔가 어렵거나 고민이 될 때 물어볼 만한 사람이 별로 없다는 거죠. 친구나 동기들은 어차피 저랑 비슷한 입장이다 보니 물어봐도 큰 도움이 안 되고요. 아마 청취자분들 중에도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두 권의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DJ

회사생활을 도와줄 책, 첫 번째는 어떤 책인가요?


종현

먼저 소개해드릴 책은 <회사의 언어>라는 책입니다. 부제가 직장 언어 탐구 생활이네요.


DJ

회사의 언어라고 하니까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가는데요. 그러면 노래 한 곡 듣고 회사의 언어를 본격적으로 탐구해볼게요.


종현

직장생활 이야기를 하려면 일단 출근을 해야겠죠. 김광진의 출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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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1 – 김광진 - 출근

https://youtu.be/au1d6dX0G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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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당신의 회사생활을 도와줄 첫 번째 책. <회사의 언어> 이야기 나눠볼게요.

책 소개를 보니까 저자가 기자 출신이네요.


종현

김남인 씨가 쓴 책인데요. 조선일보에서 10년 동안 기자생활을 하고 지금은 SK그룹에서 HR과 브랜드 담당을 맡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기자를 할 때 몇 번 뵀었는데 묵묵하게 자기 일을 잘 해내는 그런 분이셨어요.


DJ

기자 생활을 오래 했으니까 일반 회사의 생활을 잘 모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종현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게 SK그룹으로 이직한 이후에 과장, 차장, 부장을 모두 경험했다고 하거든요. 일반기업 경력이 길지는 않지만 여러 단계를 모두 겪어본 거죠. 그리고 김남인 씨가 기자로 일할 때 조선일보의 주말섹션인 ‘위클리비즈’를 담당한 적이 있거든요. 이때 기업 경영자들을 많이 만나고 관련 책을 읽으면서 이론적인 배경을 쌓았다고 합니다.

회사언어.jpg

DJ

그렇군요. 그럼 어떤 회사의 언어가 필요한 지 본격적으로 알아볼까요?


종현

회사의 언어는 크게 3부로 구성돼 있는데요. 1부는 말 그대로 회사의 언어를 다룹니다. 예컨대 회의 시간에 말하는 법, 이메일 작성법, 불편한 소식을 전하는 법 같은 내용이죠. 2부는 경청하는 법, 3부는 보고 방법을 다룹니다.


DJ

목차만 들었을 때는 특별한 내용이 있을까 싶어요.


종현

사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내용은 우리가 다들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이 많아요. 예컨대 상사를 대하는 법을 소개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아무렇게나 자기 방식대로 상사를 대하지 말고 상사의 유형을 먼저 파악하라고 조언합니다. 스티브 잡스 같은 카리스마형 상사와 사고형 상사는 공략법이 다르다는 거죠. 카리스마형 상사를 대할 때는 상사가 쉽게 흥분할 수 있기 때문에 거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시각적 도구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반면에 사고형 상사는 데이터를 중시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준비해서 설득해야 된다고 합니다. 상사가 어떤 스타일인지 꼼꼼하게 알아보고 거기에 맞춰서 준비해야 한다는 내용인데, 사실 우리도 직관적으로는 이렇게 해야 된다는 걸 알고 있잖아요. 알면서도 귀찮으니까, 혹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실패하는 거죠.


DJ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군요.


종현

원래 언어라는 게 타고난 감각이 있기 마련이죠. 그걸 갈고닦지 않으면 퇴화되는 거고, 잘 갈고닦으면 날카로워지는 거잖아요. 회사의 언어도 마찬가지인 거죠.


DJ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지 않을 것 같은 내용은 없을까요?


종현

약점부터 말하라는 내용이 인상 깊더라고요. 사릭 효과라고 하는 건데요.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의 단점부터 말해서 상대방을 무장 해제시키는 기술입니다. 보통은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말할 때 장점을 부각하려고 하잖아요. 단점은 숨기고. 그런데 이 기술은 반대로 단점을 먼저 말하는 겁니다. 직장 상사한테 어떤 아이디어를 보고한다고 가정해보면요. 상사는 아이디어가 실패할 이유를 찾는데 혈안이 돼 있을 거란 말입니다. 그런데 내가 먼저 단점을 말해버리면 상사는 할 말이 없어져 버리는 거죠. 오히려 단점을 인정할 줄 아는 겸손하고 똑똑한 직원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진다는 겁니다.


DJ

사회생활 초년병들이 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 책인데요?


종현

저자도 인터뷰에서 입사를 앞둔 사람들이 보면 좋을 책이라고 스스로 말하더라고요. 회사라는 공간은 20대 초중반부터 50대까지 굉장히 연령대의 스펙트럼이 넓은 조직이잖아요. 신입사원들은 그 전에는 기껏해야 3,4년 선배들도 대선배라고 부르고 다녔는데 갑자기 자기보다 10살, 20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해야 되는 거죠. 거기에서 굉장히 많은 문제들이 생기기 마련인데요. 회사의 언어라는 건 결국에 그 사이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회생활 초년병들에게 더 필요하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DJ

노래 한 곡 듣고 두 번째 책 이야기 나눠볼게요. 어떤 노래인가요?


종현

직장생활을 다룬 드라마로 많은 공감을 받았던 미생 ost에서 골랐습니다. 한희정의 내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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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 – 한희정 - 내일

https://youtu.be/8p5LOPEs3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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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당신의 회사생활을 도와줄 두 권의 책. 먼저 <회사의 언어> 이야기해봤고요. 다음에 소개해주실 책은 어떤 책인가요?


종현

두 번째 책은 조금 직설적인데요. 책 제목은 <미치거나 살아남거나>입니다. 부제가 <너무 늦기 전에 알아야 할 직장인 응급처치법>이네요.


DJ

제목이 정말로 직설적이네요. 미치거나 살아남거나. 어떤 책인가요?


종현

이 책은 독일에서 나온 책입니다. 마르틴 베를레라는 커리어 코칭 전문가가 쓴 책인데요. 이 사람이 앞서 쓴 책이 <나는 정신병원으로 출근한다>입니다. 회사를 정신병원에 비유한 거죠. 미치거나 살아남거나는 후속편인데요. 첫 책이었던 나는 정신병원으로 출근한다가 독일 아마존에서 42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 책을 2000명의 독자가 저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고 해요. 자기 회사도 정신병원이라고요. 미치거나 살아남거나는 그 편지들의 내용을 정리해서 아직도 정신병원 같은 회사가 많다고 경고하는 책인 거죠.


DJ

회사를 정신병원에 비유하는군요. 그러면 사장은 정신병원 원장인 거네요?


종현

그런 거죠. 저자의 비유에 따르면 사장은 정신병원의 원장이고 상사들은 나를 감시하는 간호사입니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간호사들이 나한테 구속복을 입히고 진정제를 투여해서 몽롱한 상태로 일하게 만든다는 거죠.


DJ

저자가 회사 생활에 굉장히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종현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 아닌가 이런 거죠. 저자도 모든 회사를 다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건 아닙니다. 직원들을 비상식적으로 대우하는 회사들만 정신병원이라고 부르는 거죠. 자기가 다니는 회사가 정신병원인지 정상적인 회사인지를 스스로 판단해서 정신병원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낙하산을 펼치고 뛰어내리라는 게 저자의 조언입니다.


DJ

그러면 책에 어떤 회사가 정신병원인지도 나오겠군요.


종현

이 책이 굉장히 재밌는 게 사례가 엄청 풍부합니다. 2000명의 독자가 자기 사례를 제보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거의 2000개의 사례를 바탕으로 책을 쓴 거죠. 책을 읽다 보면 뭐 이런 회사가 다 있나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예를 들어보면 책의 초반에 이런 경우가 나옵니다. 어떤 여자 회사원이 출근 전에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 신문을 들고 와서는 왜 말을 안 했느냐고 따져 물어요. 여자가 무슨 일이냐고 반문하니까 남편이 신문을 보여줍니다. 신문에는 그 여자가 일하는 회사에 전날 폭파협박 전화가 왔었다는 기사가 실려 있고요. 다행히 폭파는 없었지만 폭발물을 수색하는 동안에 회사에서는 아무런 공지가 없었다는 겁니다. 회사에서 직원들 목숨을 걸고 러시안 룰렛을 한 거죠. 대피하는 몇 시간이 아까워서요. 저자는 이런 회사를 정신병원이라고 부릅니다.


DJ

그건 정말 심한 것 같네요. 그런데 폭파협박 같은 경우는 정말 드문 경우 아닌가요?


종현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사례들도 많습니다. 예컨대 어떤 직원이 자신을 키워준 계부가 죽었다고 휴가를 신청했는데 회사에서 계부상은 규정에 없다며 휴가를 받아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런 경우는 정말 많죠. 면접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면접관이 갑자기 나를 웃겨보라고 이야기를 한다고 합니다. 이 면접을 본 사람은 합격하고도 그 회사에 가지 않았다고 해요. 품질관리 업무를 맡을 사람을 뽑는데 코미디를 주문하는 건 그 회사의 수준이 그 정도라는 거죠. 아마도 한국에도 이런 회사가 정말 많을 겁니다. 면접장에서 랩을 했다거나 춤을 췄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저도 많이 들어봤거든요.


DJ

안타깝네요. 노래 한 곡 듣고 이야기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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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3 – Gloria Gaynor – I Will Survive

https://youtu.be/Tth-8wA3P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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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글로리아 게이너의 아 윌 서바이브 듣고 왔습니다. 모든 직장인들에게 살아남으라고 외치는 것 같네요.


종현

정말로 직장인들은 엄청 고생하잖아요.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는 더욱 그렇죠. 회사에서는 호시탐탐 인력감축이며 월급 동결을 노리고 있고, 상사는 짜증에 퇴짜에 후배는 일머리도 없고 잘 따라주지도 않고 놀 생각만 하고. 모든 직장인이 아마도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 것 같아요. 다들 어떻게든 살아남으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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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미치거나 살아남거나> 이야기를 마저 할게요. 그래서 저자는 어떤 조언을 하는 겁니까? 정신병원 같은 회사에서 무조건 도망치라는 건가요?


종현

그게 최선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결국에 정신병원 같은 회사는 망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독일의 드럭스토어 체인인 슐레커와 디엠을 예로 드는데요. 슐레커는 직원들의 연봉 인상을 부당하게 억누르던 회사였는데 결국 파산했습니다. 반면에 디엠은 직원들이 자신의 임금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승승장구했죠. 저자는 이런 식으로 합리적인 기업이 성장하고 부도덕한 기업은 망하는 게 대세라고 봅니다. 자신이 부도덕한 기업에 있다면 지금 당장 그만두고 자신을 정당하게 대우해주는 합리적인 기업을 찾아가라고 조언하는 거죠.


DJ

그런데 모든 사람이 그렇게 이직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여러 가지 사정이 있을 텐데요. 회사를 떠날 수 없으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종현

아. 그런 부분에 대해서 사실 저자가 자세하게 제시해주는 해법은 없는데요.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정신병원에서 당신만이라도 미치지 말고 버텨내라는 겁니다. 버티다 보면 이직의 기회도 생기고 변화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지 않겠냐는 거죠. 어떻게 버텨야 하냐. 저자는 회사의 약점을 웃음거리로 만들라고 합니다. 유머는 회사와 나 사이에 정서적 거리를 만들어주고 그렇게 되면 회사로부터 받는 상처를 줄여준다는 겁니다.


DJ

마지막 결론은 조금 무책임한 것 같은데요. 정신병원에 갇힌 환자들을 구해줄 비법을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종현

저자가 다음 책에서 그런 방법을 좀 더 자세하게 다룬다고 했으니까요. 일단은 기다려야겠네요.


DJ

책밤지기도 회사 생활을 그만뒀잖아요. 뭔가 조언할 게 있을 것 같아요.


종현

제가 조언을 할 짬밥은 아니지만요. 고민하는 게 잘못된 건 아니잖아요. 고민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매일 반복되는 회사 생활이 정말 내 삶에서 중요한 걸까. 이런 삶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뭔가 변화가 필요한 게 아닐까. 이런 고민을 해보는 거죠. 고민의 끝에 새로운 선택지가 있다면 도전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퇴사를 한다고 해서 무책임한 게 아니거든요. 아무런 고민도 하지 않고 그저 참고 사는 게 오히려 더 자신에게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회사를 그만둔다고 세상이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두려움이야말로 삶의 좋은 원동력이 됩니다.


DJ

마지막 곡도 소개해주세요.


종현

출근을 했으면 퇴근도 있어야겠죠. 장미여관의 노래입니다. 퇴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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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4 – 장미여관 – 퇴근하겠습니다

https://youtu.be/xmAsPX0xY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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