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교통방송 심야라디오 프로그램 황진하의 달콤한 밤'의 책 소개 코너 '소설 마시는 시간'입니다.
매주 토요일에서 일요일 넘어가는 자정에 95.1MHz에서 들으실 수 있어요.
11월 24일 백여섯 번째 방송은 2020년의 트렌드를 소개하는 책들을 다뤘습니다.
↓소설 마시는 시간 멘트↓
ann 책 속에 담긴 인생의 지혜를 음미해 보는 <소설 마시는 시간> 오늘은 어떤 주제로 이야기 나눠볼까요?
j 오늘은 책으로 미리 보는 2020년이라는 주제를 가져왔습니다. 이맘때면 내년에 어떤 트렌드가 대세가 될지에 대해 예상하고 전망하는 책들이 많이 나오거든요. 그런 책들을 쭉 일별해서 오늘 방송만 들어도 굳이 그 책들을 직접 사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자세하게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ann 가장 대표적인 게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죠.
j 지금은 다양한 종류의 트렌드 전망 서적이 나오는데요.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가 가장 유명하고 또 가장 많이 팔리는 책이죠. 10월말에 '트렌드 코리아 2020'이 나왔는데요. 이번에도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상위권에 오르면서 저력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ann 벌써 내년 이야기를 해야 할 때가 됐군요. 트렌드 코리아는 늘 트렌드 단어를 하나 제시하잖아요. 내년은 어떤 단어인가요?
j 내년이 경자년, 쥐띠 해잖아요. 그래서 트렌드 코리아가 제시하는 단어도 쥐에서 따왔는데요. 올해는 마이티 마이스라는 단어를 트렌드 단어로 제시했습니다.
ann 마이티 마이스. 어떤 뜻이죠?
j 마이티 마우스라는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있거든요. 지금은 기억하는 분이 많지는 않겠지만 20세기폭스사에서 1950년대에 만든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주인공입니다. 미키마우스 같은 캐릭터가 빨간 망토를 쓰고 악당들과 싸우는 내용인데요. 김난도 교수는 여기에다 마우스 대신 복수형인 마이스를 붙여서 마이티 마이스라는 단어를 만든 거죠. 왜 복수형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2020년의 위기 상황을 복수의 소비자와 시민이 함께 힘을 합쳐 극복해나가자는 결의를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ann 이런 단어를 참 잘 만드는 것 같아요. 내년이 위기 상황이라고 표현한 것도 인상적이네요.
j 내년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고 확실히 보는 것 같아요. 미중 무역분쟁 문제도 있고, 한일 갈등에 인구 감소 같은 여러 요인이 한국 경제를 괴롭힌다고 설명하는데요. 이렇게 위기 상황일 때 쥐처럼 똘똘 뭉치는 힘이 필요하다는 게 김난도 교수의 설명입니다. 쥐는 작은 동물이니까 영웅의 이미지는 아닌데 대신 한데 모여서 힘을 합치면 엄청난 기세가 생기잖아요. 그런 것처럼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모두가 힘을 합쳐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이야기예요.
M1 김동률 - JUMP
ann 오늘은 책으로 미리 보는 2020년 트렌드를 주제로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0’ 먼저 만나고 있어요. 어떤 트렌드가 내년에 뜰 거라고 나오나요?
j 재밌었던 것 중에 하나는 '오팔인간'입니다. 오팔인가이 뭔가 싶은데 쉽게 말해서 58년생을 이야기하는 거예요. 58년생이면 지금 50년대 후반, 60대 중반의 나이대를 말하는데요. 중년층을 지나는 나이대인 거죠. 그런데 이 나이대가 디지털 활용에 능숙해지고 최신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면서 구매력까지 갖춘 세대로 부상하고 있다는 게 오팔인간의 뜻입니다.
ann 5060 세대가 소비의 중심으로 부상했다는 거군요.
j 몇몇 사례를 드는데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인기를 끌거나 TV 프로그램 중에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열풍을 일으켰던 것들. 이런 사례가 오팔인간의 부상 덕분이라는 겁니다. 오팔이 보석이기도 하잖아요. 고풍스러우면서도 고급스러운 빛깔의 보석인데. 오팔처럼 5060 세대가 자기 색깔을 확실히 드러내는 소비층으로 떠올랐다는 거죠.
ann 일리가 있는 이야기네요. 5060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기업들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겠죠.
j '업글인간'이나 '팬슈머' 같은 트렌드도 저는 공감이 됐는데요. 업글인간은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고 더 나은 자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 세대를 뜻합니다. 요즘은 평생직장도 무너지고 주 52시간 제도 시행되면서 자기계발에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잖아요. 이런 흐름을 반영해서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더 나은 자신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거죠. 제 주위에도 승진이랑 상관도 없는데 오로지 새로운 걸 배우고 싶은 마음에 학원이나 스터디 모임을 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이런 트렌드가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ann 팬슈머는 어떤 뜻인가요? 아이돌 팬덤에 대한 이야기인가요?
j 아이돌 팬덤에서 유래한 말이기는 한데요. 김난도 교수는 이걸 좀 더 넓게 확장했어요. 제품을 단순히 소비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제품의 기획과 생산, 마케팅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거죠. 최근에 논란이 되기는 했지만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였잖아요. 100명의 연습생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연습생을 픽해서 투표를 통해 데뷔까지 하게 하는 프로그램. 제품 생산이나 소비에서도 이런 방식이 많아질 거라는 거죠.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는 게 일상화되고 있고, 내가 좋아하는 제품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입소문을 내서 마케팅에 뛰어들기도 하고요.
ann 이런 트렌드를 잘 알아야 개인이든 기업이든 다가올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거죠?
j 맞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흥미로운 트렌드는 '페어 플레이어'인데요. 공정함에 대한 열망이 이제는 소비에까지 영향을 줄 정도로 중요한 사회적인 현상이 됐다고 김난도 교수가 분석합니다. 최근에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가 공정함이 큰 화두였잖아요. 이런 흐름이 잠깐 지나가는 이슈가 아니라 꾸준히 계속될 하나의 트렌드라는 분석인 거죠. 기업의 입장에서도 공정함이라는 이슈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야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거고요.
M2 노리플라이 –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
ann 오늘은 책으로 보는 2020년의 트렌드를 주제로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김난도 교수의 책 말고도 트렌드를 소개하는 책은 많잖아요?
j 트렌드 코리아가 성공한 이후에 이런 류의 책이 유행처럼 나왔거든요. 사실 그런 책들 중에 알맹이가 전혀 없는 책도 많은데,또 나름대로 전문 분야를 살려서 얻어갈 게 있는 책도 종종 보이기는 합니다.
ann 또 어떤 책이 있을까요?
j ‘라이프 트렌드 2020’이라는 책이 있는데요. 경영 컨설턴트인 김용섭 소장이 매년 내는 책이에요.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처럼 키워드를 잡아서 내년 트렌드를 전망하는 책인데요. 여기서는 내년 트렌드를 ‘느슨한 연대’로 꼽았습니다.
ann 느슨한 연대, 어떤 뜻이죠?
j 예를 들면 우리가 가족이라는 말을 그동안 혈연관계에만 주로 썼죠. 그런데 앞으로는 혈연관계가 아닌 형태의 가족이 오히려 보편화될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세계적인 사회학자인 자크 아탈리라는 분은 2030년에는 결혼제도가 사라질 수 있다고 예언하기도 했어요. 그 빈자리를 취향을 공유하는 각종 모임이나 커뮤니티, 셰어하우스를 통한 주거 공동체, 소설네트워크 속의 가상의 모임이 대체할 거라는 거죠. 이런 연대는 내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관계를 단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느슨하게 연결돼 있는 건데, 앞으로는 이런 식의 관계맺기가 대세가 될 거라는 겁니다.
ann 요즘 각종 모임이나 커뮤니티가 참 많기는 하죠. 그런데 이런 트렌드 서적에서는 소위 대박 키워드가 나오냐 마냐가 참 중요한 것 같아요.
j ‘워라밸’이라는 말이 대표적이죠. 김난도 교수가 2017년말에 출간한 ‘트렌드 코리아 2018’ 책에서 쓴 말인데 이후에 2018년에 정말 워라밸이라는 말이 엄청나게 유행했거든요. 그 이후로 트렌드 서적의 성패가 정말 그런 대박 키워드의 유무에 따라 갈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ann 이 책에서는 그런 히트 예감이 드는 키워드가 있나요?
j 히트까지는 모르겠지만 재밌는 신조어가 있어서 소개해드리면요. ‘플뤼그스캄’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비행기 여행의 부끄러움이라는 뜻의 스웨덴 말인데요. 스웨덴에서 시작된 안티 항공산업 시민운동을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항공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에 반대하는 운동이라고 하는데요. 이 책에서는 환경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커지는 걸 이 단어로 표현했더라고요.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건 꼭 유럽만의 일은 아니니까요. 한국 사회에도 조만간 이런 단어가 상륙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M3 블루파프리카 – Midnight Song
ann 오늘은 책으로 보는 2020년의 트렌드를 주제로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또 읽어볼 만한 책이 있을까요?
j 최근에 20대에 대한 관심이 크잖아요. 밀레니얼 세대라고도 하는데, 20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 이런 말이 기업들 사이에서는 굉장히 중요하게 돌고 있고요. 그래서 20대의 트렌드를 집중 분석한 책을 한 권 소개해드릴까 해요.
ann 20대의 트렌드를 소개한 책. 어떤 책이죠?
j 대학내일20대연구소라는 곳에서 낸 책인데요.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이라는 제목입니다. 여기서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제시하는데요. 그중 하나가 ‘다만추 세대’입니다. 10대, 20대는 말을 줄이는데 익숙하잖아요. 다만추 라는 말도 줄임말인데요. 풀어보면 ‘다양한 삶을 만나는 것을 추구하는 세대’라는 뜻입니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나의 가치관을 조금씩 키워나간다는 뜻인데요. 하고 싶은 일을 딱 정해서 그것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직업을 해보면서 경험을 쌓고, 다양한 공동체에 속해서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여러 활동을 이어나가는 걸 의미하는 거죠.
ann 요즘 20대의 트렌드. 또 어떤게 있나요?
j 후렌드나 선취력이라는 말도 재밌는데요. 후렌드는 온라인에서 누구와도 서슴없이 친구가 될 수 있는 20대의 경향을 말하고요. 선취력은 선한 행동에 적극적인 20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선취력이 어떤 거냐면, 20대 사이에서는 ‘혼내주자’ 문화와 ‘영혼보내기’ 문화가 있거든요. 예를 들면 올봄에 강원도 고성에 산불이 났을 때 어떤 업체가 닭갈비를 소방관들에게 보낸 적이 있어요. 이때 온라인에서 이 업체를 혼내줘야 한다면서 업체를 찾아냈거든요. 그리고 그 업체에 닭갈비를 엄청 주문하는 일이 있었죠. 혼내준다는 게 정말 화를 낸다는 게 아니라 착한 일을 한 업체는 찾아서 잘되게 해준다는 뜻이거든요. 영혼 보내기는 실제 관람은 하지 않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예매해서 도움을 주는 건데요. 김복동이나 미쓰백 같은 영화에서 영혼보내기가 활발했죠.
ann 이렇게 정리해서 보니까 좋네요. 20대의 트렌드가 머릿속에 딱 정리가 됩니다.
j 이런 트렌드 서적을 보는 이유 중에 하나죠. 확실히 정리가 잘 되는 게 분명히 있으니까요. 이 외에도 코트라가 내는 ‘2020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라는 책도 재밌는데요. 코트라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공기관이거든요. 해외에 수백개의 무역관을 두고 현지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도 하는데요. 그렇게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트렌드가 되고 있는 비즈니스 정보를 모아서 매년 한 번씩 정리하는 책입니다. 공공기관이 실제 해외에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쓰는 책이니까 아무래도 알맹이가 확실히 있죠.
ann 어떤 재밌는 이야기가 있나요?
j 가장 눈길이 갔던 건 맘코노미라는 말인데요. 엄마를 위한 서비스가 세계적으로 유행이라는 설명입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는 모유수유 배달 서비스가 인기라고 합니다. 저도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건데요. 일하는 엄마가 늘면서 모유수유 기간에도 일을 하러 가거나 출장을 가야 하는 일이 생기잖아요. 그럴 때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모유를 담아서 집에 있는 아기에게 배달해주는 거예요. 냉장키트를 통해서 말이죠. 미국에서는 이런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고, 대기업들은 여성 인재를 잡기 위해 이 서비스를 회사 차원에서 도입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서 배란일을 디테일하게 예측해주는 서비스도 나왔다고 하고요. 여러 가지 서비스가 엄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합니다.
M4 ADOY – Runner’s Hi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