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교통방송 심야라디오 프로그램 황진하의 달콤한 밤'의 책 소개 코너 '소설 마시는 시간'입니다.
매주 토요일에서 일요일 넘어가는 자정에 95.1MHz에서 들으실 수 있어요.
2월 2일 백열여섯 번째 방송은 유명인의 책장에는 어떤 책이 있을까를 주제로 이야기 나눴습니다.
↓소설 마시는 시간 멘트↓
ann 책 속에 담긴 인생의 지혜를 음미해 보는 <소설 마시는 시간> 오늘은 어떤 주제로 이야기 나눠볼까요?
j 그런 말이 있죠. 한 사람이 읽은 책을 보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그만큼 어떤 책을 읽었고, 어떤 책을 가지고 있는지는 그 사람에 대해 중요한 정보를 주는 거죠.
ann 요즘엔 책 읽는 사람이 많이 줄어들긴 했어도 여전히 유효한 말이죠.
j 그렇죠. 문제는 누가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거죠. 친구나 가족이면 집에 놀러가서 책장에 꽂힌 책을 살펴보면 될텐데, 대부분은 그렇지가 않죠. 특히나 유명인들의 서재에 어떤 책이 있는지는 더욱 알기가 어렵고요.
ann 가끔 뉴스나 사진을 통해서 손에 들고 있는 책이 알려지는 정도죠.
j 그래서 오늘은 내가 아는 유명인이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책을 준비했습니다. 그냥 유명인들의 신변잡기 같은 이야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저는 요즘처럼 책 읽는 사람이 줄어드는 분위기에서는 이런 류의 책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의 롤모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꾸준히 좋은 책을 읽고 있다는 걸 알리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거죠.
ann 어떤 책부터 볼까요?
j 먼저 소개해드릴 책은 ‘스타의 서재’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제목이 직관적이죠. 서울경제신문 문화레저부에서 일하는 연승 기자의 인터뷰 시리즈인 ‘스타의 서재’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건데요. 독서가로 소문난 21명의 스타와 그들이 읽고 있는 책과 인생책, 그리고 독서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책입니다.
ann 21명의 스타. 연예인과 책은 어쩐지 거리가 좀 있어보이는데 선입견이군요. 어떤 스타들이 책에 등장하나요?
j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많은데요. 투애니원의 공민지, AOA의 찬미, 다이아의 정채연, 마마무, 모모랜드, 아스트로 같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나오고요. 배우로는 이순재, 이범수, 하연주 같은 분들, 그리고 모델 한현민씨의 이름도 나옵니다. 굉장히 젊은 스타들 위주로 구성돼 있죠. 그렇다보니 이 인터뷰 시리즈나 책이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꽤 알려졌다고 해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의 서재, 그리고 읽는 책을 소개해주니까요. 이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는 거죠. 작년에 이 책이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에 선정된 이유기도 하고요.
M1 옥상달빛 – 그대로도 아름다운 너에게
ann 오늘은 유명인들의 서재에는 어떤 책이 꽂혀 있을까 이야기 중입니다. 먼저 21명의 스타들이 읽는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스타의 서재’ 만나보고 있어요. 그래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어떤 책을 읽고 있나요?
j 스타들은 굉장히 고독한 존재잖아요. 인기가 많은만큼 더 외롭고 고독하고 우울하기도 하죠. 책을 많이 읽는 스타들은 독서를 통해 힐링을 받고 위로를 얻는다는 게 공통점인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에세이나 시집을 읽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많았는데요. 투애니원 멤버인 공민지는 박준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었다’와 톰 텔레헨의 동화소설인 ‘고슴도치의 소원’을 추천해요.
ann 박준 시인의 시집은 너무나 유명하죠. 고슴도치의 소원은 어떤 책인가요?
j 이 책은 네덜란드의 동화소설인데요. 친구가 한 명도 없는 고슴도치가 어느날 동물들을 초대하기로 결심을 해요. 초대장을 직접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데 결국 편지를 보내지 못하고 서랍장에 넣어둬요. 그리고 온갖 상상을 해요. 동물들이 편지를 받고 어떻게 생각할까, 내 가시를 보고 무서워하면 어떡하지, 나를 놀리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하다가 ‘외롭지만 안전해’라고 되뇌기도 하고요. 어쩐지 스타들의 외로움, 고독함 같은 게 고슴도치의 모습에서 잘 느껴지죠.
ann 책은 집에서 혼자 있어도 얼마든지 읽을 수 있으니까요.
j 마마무 멤버들의 책 이야기도 재밌는데요. 마마무 멤버들이 연습생 시절 때 4명이 함께 독후감을 쓰는 모임을 했대요. 한 달에 각자 한 권씩 총 4권의 책을 선정해서 같이 읽고 독후감을 써서 함께 읽는 모임을 했다는 거죠. 그리고 그때의 독서 덕분에 지금도 꾸준히 책을 읽고 있다고 하고요. 마마무 멤버인 휘인은 류시화 시인의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이라는 제목의 시집을 추천하는데요. 이 시집 중에서도 옹이라는 작품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옹이라고 부르지 말라. 가장 단단한 부분이라고 한때는 이것도 여리디 여렸으니 다만 열정이 지나쳐 단 한 번 상처로 다시는 피어나지 못했으니’
이런 구절이 나오는 시죠.
ann 시집이나 에세이 말고 다른 장르의 책은 어떤 책이 나오나요?
j 여성 듀오인 옥상달빛은 소설을 추천했는데요. ‘편의점 인간’과 ‘데미안’ 두 권의 책을 추천했습니다. 이 책을 추천한 이유가 참 옥상달빛이랑 잘 어울리는데요. 옥상달빛 노래는 듣고 있으면 가만히 위로가 되는 노래들이 많잖아요. 이 두 권의 책도 같은 느낌인거죠.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게 맞을까, 하는 고민을 청년들이 많이 하는데 이 두 권의 소설은 그런 고민을 위로해주고 잘하고 있다고 다독여주는 느낌이라는 겁니다.
ann 편의점 인간은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몇 년 전에 국내에서도 꽤 화제가 된 책이었죠.
j 작가인 무라타 사야카가 18년째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자전적 소설이죠. 비정상 인간과 정상 인간의 기준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고요. 어쩌면 사람들은 모두 비정상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상인 척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죠.
ann 모델 한현민씨도 책에 나온다고 했는데, 한현민의 추천도서는 뭘까요?
j 그게 재밌는데요. 한현민씨는 나이지리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잖아요. 외모만 보면 굉장히 이국적이죠. 그런데 추천도서로 이문열의 장편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나와요. 십대들의 누아르 같은 작품이라면서 해외에 알리고 싶은 작품이라고 강조합니다. 책을 읽고 나니 10대때 학교에서 본 엄석대 같은 존재들도 보였다고 하고요.
M2 마마무 – 별이 빛나는 밤
ann 오늘은 유명인의 서재에는 어떤 책이 꽂혀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 만나보고 있어요. ‘스타의 서재’ 만나봤고, 두 번째로 만나볼 책은요?
j 이번에 소개해드릴 책도 제목이 직관적입니다. 바로 ‘부자의 독서’라는 제목의 책인데요. 제목 그대로 세계적인 자산가들이 어떤 책을 읽고 영감을 얻는지, 독서가 그들의 투자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분석한 책입니다. 이 책은 유명 팟캐스트인 ‘다독다독’에서 2년간 200여회에 걸친 방송에서 다룬 100권의 책 가운데 재테크 입문자들이 꼭 읽어야 할 책 23권을 엄선해서 골라서 그 내용과 추천하는 이유를 정리해놓은 책이기도 하고요.
ann 독서 팟캐스트 ‘다독다독’에서 소개한 책들을 모아놓은 거네요.
j 독서 팟캐스트라고 하면 보통 에세이나 소설을 많이 다루죠. 그런데 이 다독다독은 부자와 관련된 책이나 콘텐츠를 다루는 곳입니다. 다독다독의 멤버들이 함께 쓴 책이기도 한데요. 부동산 칼럼니스트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과 북크리에이터 김로사, 다독다독 피디인 김익수씨가 함께 참여했습니다. 김학렬씨는 사실 본명보다 ‘빠숑’이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한 분이기도 하죠.
ann 부자가 되려면 독서를 많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겠죠?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인데 참 따라하기가 쉽지가 않아요.
j 제가 재테크에 대한 책을 두 권 쓰면서 계속 강조했던 것도 돈을 벌고 싶으면 돈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거였죠. 돈 공부, 인생공부를 가장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 독서거든요. 외국의 한 연구결과를 보면 부자들 가운데 매일 30분 이상 책을 읽는 사람의 비율이 88%였대요. 그런데 가난한 사람 중에는 이 비율이 2%로 뚝 떨어졌다고 합니다. 빌 게이츠는 하버드대 졸업장보다 독서하는 습관이 지금의 자기를 만들었다고 말하기도 하고요. 책을 읽는다고 모두 부자가 되는 건 아니지만, 부자는 대부분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인 건 확실한 거 같아요.
ann ‘부자의 독서’는 부자들의 독서법이나 책을 고르는 방법은 일반인과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죠?
j 맞습니다. 책을 읽는 건 물론 다 좋지만, 부자들은 아무 책이나 읽는 게 아니라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책을 고른다고 합니다. 자기계발이나 교육, 성공한 사람의 전기, 경제학 서적 같은 책을 주로 고른다고 해요. 소설이나 잡지 같은 책을 고르는 비율은 많지가 않다고 합니다. 투자자들 중에서 가치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자신만의 투자 전략을 정하고 그 전략에 따라서만 투자종목을 고르는 거죠. 이 사람들에게 중요한 건 어떤 전략을 정할지, 무엇이 자신의 투자에서 중요한지 고르는 능력이죠. 그러려면 그냥 경제나 주식에 대해서만 안다고 될 게 아니라 과학, 역사, 철학, 심리학까지 두루 익혀야 한다는 겁니다. 대학에서 그 많은 전공을 다 배울 수는 없으니 책으로 관련된 지식을 익혀야 하는거죠.
ann 부자가 되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어야 한다. 그래서 부자들의 서재에는 어떤 책이 꽂혀 있다고 하나요?
j 유명한 책부터 저도 처음 듣는 책까지 다양한 책이 나오는데요. 유명한 책으로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사피엔스’, ‘총, 균, 쇠’, ‘넛지’, ‘90년생이 온다’ 같은 책들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도 처음 접한 책으로는 ‘행운에 속지 마라’ ‘현명한 투자자의 인문학’ ‘카네기 인간관계론’ 같은 책들이 있는데요. 부자의 독서라고 해서 경제, 재테크 서적에 국한된 게 아니라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죠.
M3 토이 - Bon Voyage
ann 오늘은 유명인의 서재에는 어떤 책이 꽂혀 있을까. 두 번째 책으로 부자들의 서재에 빠지지 않고 있는 필독서를 다룬 ‘부자의 독서’ 이야기 중입니다. 그런데 사피엔스나 총균쇠 같은 책은 좀 의외라는 생각도 들어요.
j 부자의 독서라는 이름만 들었을 때는 주식 관련 책만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죠. 그런데 큰 부자들은 그런 식으로 책을 고르지 않는다는 거죠. 책에 이런 말이 나와요. 위대한 투자자일수록 인문서나 역사서를 탐독한다. 책을 통해서 인간이 지금까지 살아남기 위해 했던 선택들을 복기해보고 거기에서 교훈을 얻는다는 거죠.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부자의 서재에서 빠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는 거죠.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21세기의 기술, 미래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그리고 거기에서 어떤 투자 기회가 생길지 알아보려는 거죠.
ann 90년생이 온다나 카네기 인간관계론 같은 책이 들어간 것도 재밌어요. 부자가 되는 것과 이런 책이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j 새로운 세대가 찾아오는 건 곧 새로운 투자의 기회가 열린다는 말이기도 하죠. 90년생으로 대표되는 밀레니얼 세대는 과거 세대와는 완전히 다르잖아요. 생각이나 태도, 생활방식도 다르죠. 90년생이 아닌 이상 그들을 100퍼센트 이해하는 건 어렵겠지만, 책으로라도 이해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거죠.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저는 읽어보지 않았지만 인간관계와 관련해서는 고전으로 불리는 책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조직생활에서 우리가 받는 스트레스의 대부분이 사실 인간관계에서 오잖아요. 돈을 버는 것도 어떻게 보면 사람을 어떻게 굴리느냐에 따라 결과가 천지차이로 갈리죠. 그냥 돈만 봐서는 돈을 벌 수가 없다. 사람을 봐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간단하지만 확실한 교훈이 담겨 있는 책 선정이 아닐까 싶어요.
ann 사람을 봐야 돈도 벌 수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경제뿐 아니라 심리와 역사까지 다양한 주제를 함께 봐야 한다는 거군요.
j 그렇죠. 이 책에 소개된 책 중에 제가 흥미롭다고 생각한 건 ‘어디서 살 것인가’예요. 이 책은 건축가 유현준씨의 베스트셀러죠. 우리가 사는 도시가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명제를 가지고 도시와 건축 이야기를 명쾌하게 풀어내는 책이잖아요. 그런데 이 책을 부자가 되는 법과 연관지어서 설명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거든요. 그런데 트렌드를 이해해야 한다는 면에서 도시와 건축이라는 주제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 확 와닿더라고요.
ann 어떤 면에서 그런가요?
j 예를 들면 ‘어디서 살 것인가’에 왜 현대인이 SNS를 많이 하는지를 도시생활과 연관지어서 설명하는 장면이 나와요. 갈수록 1인가구가 늘어나고 원룸 생활이 익숙해지고 있잖아요. 주거공간이 좁아지다보니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SNS를 즐기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거예요. 손바닥만한 휴대폰 안에 세계가 들어있으니 좁디좁은 방이라는 현실세계보다 SNS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거죠. 그리고 이런 분석이 돈을 좇는 투자자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투자의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ann 돈을 버는 것도 참 부단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네요.
j 투자에 대한 책이 참 많잖아요. 그런데 책마다 하는 이야기가 조금씩 달라요. 어떤 책을 보면 A라고 하고, 다른 책은 B라고 하고. 내가 확실한 철학이나 지식이 없으면 그때그때 달라지는 이야기에 휘둘리기 쉬운거죠. 나만의 철학, 세계관을 확실히 가지고 있어야 돈도 벌 수 있고, 그렇게 하려면 독서는 빼놓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거 같습니다.
M4 넬 – 침묵의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