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대답들

36번째 리뷰_철학 읽는 밤

by 이기자

회사 업무 때문에 장샤오헝의 <철학 읽는 밤>을 읽었다. 이런 류의 책(생각수업 etc..)들을 좋아하지 않지만, 오래 두고 생각해볼 만한 문장들이 제법 있었다.

루쉰, 지셴린, 후스, 진커무, 션총원 등 중국의 학자나 지식인들이 책이나 강연에서 했던 좋은 글귀를 모은 책이다. 여기에 중국 고전과 각국의 유명인들이 한 명언들도 모았다.


출판사에서는 이 책을 '북경대 정신'으로 포장하지만, 북경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인다. 심지어 전면에 내세우는 루쉰과 지셴린의 이야기는 정말 조금 나온다.


이런 식의 마케팅은 과한 게 아닌가 싶다. 작가 스스로 서문에서 북경대 정신을 운운하고 있으니, 아마 이런 식의 마케팅을 시작한 것은 장샤오헝 자신이겠지만.


기록 겸 소개 겸 좋은 글귀들을 발췌해봤다.


아무리 위대한 천재일지라도 이 땅에 탄생하는 첫 울음소리마저 아름다운 시일 수는

없다.(루쉰)

56p


삶에 있어 성공과 실패는 자연스레 따라오는 두 가지 상태에 불과하다. 이런 상태 때문에

자신의 감정까지 영향을 받을 필요 없다. 평상심을 가지고 성공은 담담하게, 실패는 초연

하게 대처하면 된다. 제갈량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명리를 구하지 않고 간단하고 소

박한 삶을 살 때만 자신의 뜻을 분명히 드러낼 수 있고, 화려함을 구하지 않고 고요하고 깨

끗한 삶을 살 때만 원대한 목표를 이룰 수 있다."

69p


읽은 책의 양으로만 따진다면 18세의 소년이 80세의 노년보다 많은 책을 읽었을 리 만무

하다. 마찬가지로 막 대학에 입학한 학생이 노교수보다 책을 더 많지 못했다고 초조해 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그 80세 된 노인의 18세 시절을 넘어섰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다. 만일 넘어섰거나 대략 비슷하다면 마음을 놓아도 된다. 하지만 그에 미치지

못한다면 응당 초조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진커무)

104p


본래 인생이란 앞으로 부단히 개척해나가는 과정인데, 부귀공명은 우리의 인생 궤도를 무

한 반복하는 원형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리고 그 원심에 떡하니 자리를 잡는다. 이 원형 궤

도를 따라 부귀공명의 주위를 맴돌다 보면,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상실해버리고 만다.

133p


<노자>에는 이런 말이 있다. "만족할 줄 아는 경지에 이르면, 항상 만족하게 된다."

140p


"찻잎을 우려낸 물이 다르면 찻잎이 물에 뜨고 잠기는 정도도 다르다네. 찻잎이 물에 가벼

이 떠 있기만 한다면 어떻게 맑은 향이 우러날 수 있겠는가? 끓는 물을 부어 찻잎이 떠올

랐다 가라앉기를 수없이 반복해야만 사계절의 내음이 고루 배인 대자연의 향이 우러나오

는 법이지. 인생도 이와 다르지 않다네. 세상의 온갖 풍파를 겪은 사람은 마치 끓는 물로

우려낸 차와 같아서, 험난한 세월 속에서 몇 차례나 부침을 겪으며 사람들의 마음에 스며

드는 맑은 향을 뿜어내게 된다네."

148p


한 사람이 절에서 기도를 하다가 우연히 옆을 돌아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자신의 곁에 부

처와 똑 닮은 한 사람이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조용

히 물었다.

"혹시 당신은 부처이십니까?

그러자 무릎 꿇은 사람이 답했다. "그렇습니다."

기도하던 사람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반문했다.

"그런데 왜 여기서 무릎을 꿇고 계신 거죠?"

무릎을 꿇은 사람이 대답했다.

"다른 사람한테 부탁하느니 자기한테 부탁하는 것이 훨씬 낫기 때문입니다."

157p


희망이란 마치 땅 위에 난 길과 같아서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그곳이 곧 길이 되는 셈이다.(루쉰)

166p


글쓰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반드시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는 것이다. 하루에 천 자를

쓰건, 백 자를 쓰건, 일 년이 지나면 족히 몇십만 자는 쓰게 될 테니 말이다.(주광첸)

224p


"천리마의 걸음나비가 아무리 넓다 해도 단번에 열 걸음을 갈 수는 없고, 노둔한 노새라도

열흘을 달리면 준마가 하루 가는 길을 갈 수 있다."

228p


뜨거운 정열은 가장 좋은 스승이며,

성과는 가장 좋은 스승의 스승,

어쩔 수 없이 꼭 해야만 하는 일은 가장 좋은 스승의 스승의 스승이다.(진커무)

244p


한 철학자가 이런 말을 했다. "금자탑에 오를 수 있는 생물은 전 세계에 딱 둘이다. 하나는

독수리이며 또 하나는 달팽이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독수리가 아니어도 금자탑 꼭대기

에 올라 만 리를 굽어볼 수 있으나 탑에 오르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한 가지 성품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근면이다."

255p


영화 <와호장룡>에는 아주 의미 깊은 말 한마디가 나온다. "두 손을 꼭 움켜쥐면 그 안에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두 손을 활짝 펴면 세계는 바로 당신의 손안에 있다."

267p


상실이란 고통이며, 또한 행복이다. 무언가를 상실하면 반드시 무언가를 얻게 되기 때문이

다. 인도의 시인 타고르는 이렇게 말했다. "태양을 잃었다고 울지 마라. 눈물이 앞을 가려

별을 볼 수 없다."

275p


"넘어지면 얼른 다시 일어나라. 자신이 넘어진 그 구덩이를 감상하지 마라."(션총원)

29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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