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의 설계도 6
이번주는 두가지 시험의 결과가 있었다.
하나는 도로 위, 하나는 내 안에서.
운전면허 도로주행 시험과, 대학 첫 학기의 성적 발표.
둘 다 나에게는 결승선 같았지만,
지나고 보니 ‘출발선’에 더 가까웠다.
도로주행 시험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59점.
그런데 이상하게도, 무너지는 느낌보다는
‘아, 이제 어떤 건 알겠다’는 감정이 먼저였다.
처음엔 어딜 봐야 할지도 몰랐다.
사이드미러의 선이 보이면 핸들을 돌리라는 말도 아직은 낯설었다.
시험이 끝났을 땐 ‘나, 나름 괜찮았는데?’ 싶었고
점수를 듣고 나서는 ‘그래도 이 정도면 다음엔 되겠지’ 하고 웃었다.
처음 경험한 시험의 감각이, 다시 준비할 용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출발선.
이번 학기 처음 시작한 사이버대학교에서의 첫 성적표.
무엇보다 감동적이었던 건, A+라는 평가가 아니라
과제에 남겨진 교수님의 긴 피드백이었다.
“알파벳 순서가 당신의 노력과 열정을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이 문장은 내 봄 학기 전체를 감싸 안았다.
어떤 평가보다 따뜻했고, 어떤 점수보다 오래 남을 것 같았다.
아직 나는 학교에서도, 운전 연습에서도 '초보'다.
하지만 초보는 서툰 만큼 흡수력이 좋다.
처음이라 더 많이 보고, 처음이라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이번엔 놓쳤지만, 다음엔 그만큼 더 가깝게 닿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브런치에 이 글을 올리며
나는 또다시 ‘출발선’에 선다.
실패의 아쉬움도, 성공의 기쁨도 모두 한 발자국 뒤에 남겨두고
다음 주의 나를, 한 문장 더 믿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