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엄채영 Feb 15. 2022

게으른데 책은 쓰고 싶어

작가 본능


게으른데 책은 쓰고 싶다. 부지런해야 결과가 나오지만 게으른 자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단 과욕일까. 공부는 하기 싫은데 백점 맞고 싶다와 같다는 것을 안다.


그렇다. 그렇다 해도 책은 쓰고 싶다. 의미 있는 책을 쓰고 싶다. 그 많고 많은 책과 더 많고 많은 작가들 사이에서 내 이름을 가진 책을 쓴다는 건 큰 용기다.


못쓴 글을 낼 용기, 부끄럽지만 공개하는 용기, 맘 속의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용기. 매사 솔직하고 진심 어리지만 글에 내 모든 걸 다 보여주는 것은 아직 서툴다. 그럴 때는 에세이보다 소설을 써보면 좀 더 편하게 쓸 수 있을까 싶다.





죽고 싶은데 떡볶이는 먹고 싶다던 작가의 문구는 솔직했기에 빛이 났다. 대단히 심각한 일과 가볍지만 소소한 행복의 언발라스에서 나란 인간이 가진 모순이 건드려지며 웃게 된다. 그 경쾌한 어투!


읽고 싶은 책이 많다. ebook 내 서재에 고른 책들이 쌓여가고, 구매한 책들도 책장에서 나를 기다리고, 선물 받은 책들도 대기 중이다. 어디 산장에 가서 벽낙로에 따뜻하게 불을 지피고, 옆에 따뜻한 차나 커피를 놓고 부드러운 담요를 부둥켜 앉은채 종일 읽고 싶다.


좋은 글이 담긴 책들이 내 머리로 그리고 가슴으로 들어와 내 세포 하나하나에 스며들 때 나는 나만의 좋은 책을 쓸 수 있겠지. 읽고 싶다는 건 궁금하다는 거고 배우고 싶다는 것. 언젠가 나도 누군가가 읽고 싶어지는 아껴보고 싶게 만드는 그런 글을 쓸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이렇게 끄적여본다.





작가의 이전글 [어쩌다 레트로] "라끄베르 하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