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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Mar 03. 2022

잠깐

혼자 여행을 합니다


새로운 일, 새로운 길

3월에 새 학기를 시작하며 새로운 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함께 하는 선생님을 만나러 처음 가는 길을 걷는다. 새롭다.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모르는 동네 걷는 걸 좋아한다. 더구나 오늘, 봄 햇살이 참 좋다.




오늘, 봄 햇살이 참 좋다



수업자료들을 정리하고 집에 가는 길, 지하철을 타고 가다 가끔 시간이 될 때 적당한 역에 내린다. 오늘은 2호선을 타고 이동했는데 잠깐 톡을 보다 갈아타야 할 역을 지나쳤다. 그런 김에  계획하진 않았지만 뚝섬 내렸다. 어쩌면 그렇게 초봄의 공원을 만나기 위해 내려야 할 역을 지나쳤다보다.




초봄 공원 여행

예쁜 표지판이 눈길을 끈다. 햇살이 좋은 날이라 사람들이 산책하러 나왔다. 아이들도 뛰어다니고 산책하는 개들도 보인다. 다들 겨우내 뭉쳤던 마음의 기지개를 켠다.




바람은 아직 차지만 하늘이 맑고 쨍하다.

초봄의 정취를 느끼며 햇살을 쬐고 걷다, 해를 등지고 의자에 앉아본다. 몇 주전부터 빠져버린 '최유리'의 노래가 입가에 맴돈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노래를 흥얼거려도 좋다. 나 혼자 속닥속닥 버스킹 타임.



우리~사랑을 나누자
조금도 두렵지 않게
버겁지도 않게



둥이 꼬마들이 싱싱를 타고 지나간다.

우리 애들도 저렇게 꼬마 때가 있었는데... 참 귀엽다. 봄과 아이들 소리는 닮았다. 밝고 경쾌하다. 노란 병아리들 같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시원하게 뻗어 올린 건축물에서 현대미학이 느껴진다. 도시의 아름다움.



공원의 나무와 하늘 그리고 바람, 곧게 뻗은 건축물을 보니 눈과 마음이 시원해진다.




오늘의 '잠깐 트립' 끝

사진 찍고 휴대폰을 계속 만지작 거리기엔 아직 손이 시리다.  이내 일어나 햇살 가득한 공원을 걸어 나오다 감성이 넘치는 샵들 사이를 걸어본다. 생각이 몽글몽글, 말랑말랑해진다. 일상의 작은 일탈이 소소한 행복을 준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새에게 알은 세계다.

                        -헤르만 헤세, 데미안-

                                          



       우리 가끔 혼자 여행을 하기로 해요

지하철 혹은 버스를 타고 가다 훌쩍 내려 30분에서 1시간 정도 나만의 여행을 해보자. 아는 곳이든 처음 간 곳이든 여행자의 마음으로 일상을 살아보는 것. 새로운 시선으로 길을 걷고 일상에 매몰된 시간에서 잠시 빠져나와 나만의 시간을 갖아보는 건 어떨까.

봄이니까 :)





이상 혼자 잘 돌아다니는 비바체의 집에 가는 길, 어제의 '잠깐 트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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