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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Mar 10. 2022

찍고 왔으니

나에게 선물을 주자(feat. 투표)


어제 끄적인 글을 다듬어 올려봅니다


20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점심시간에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 가려다 밥을 먹고 나니 귀차니즘이 몰려와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 좀 전에 다녀왔다. 사전 투표도 해봤지만 특별한 일이 없다면 왠지 본 투표가 하는 기분이 든다.


선거권이 주어진 것이 얼마 안 되었고 직선제로 나라의 대표를 뽑는다는 것은 나에게 귀중한 한 표가 주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니 가서 꾹 누르고 잘 접어 넣고 왔다.




정치인들은 마치 연애할 때처럼 국민들에게 온갖 애정공세를 펼친다. 그래, 진짜 우러나오는 애정일 수도 있다. 진짜 나라를 생각하는 엄청나게 뜨거운 마음으로 그러는지도 모른다. 내가 당사자가 아니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늘 선거를 하고 나면 뭔가 씁쓸해진다. 애정공세를 펼치고 막상 당선이 되고 권력을 갖게 되는 자는 연애할 때의 그 뜨거운 열정과 순수한 동기가 어느새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사람처럼 변한다. 처음의 모습들이 어쩌면 흑심이었나 싶게 말이다.


어쨌든 누구든 뽑았다. 내 표의 귀중함을 알고 지금까지는 이 한 표의 소중한 마음을 알아주기에 아마 오늘 밤까지 우리에게 추가 기울어져있을 거다. 오늘 밤이 지나면 그 추는 서서히 자신들에게 기울 일터다. 믿어보고 속아도 보지만 늘 결론은 비슷했다. 안다. '그들은 직업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맘이 편해지지만, 나라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권력을 갖기 이전의 그 첫 마음을 굳건히 간직한 채 리더가 될 순 없을까? 권력에 탐을 내지 않았다면 그 자리까지 가지도 않았겠지만, 어쩌면 말도 안 되는 상상을 내가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쪼록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일해주시라!

이 한 명의 유권자는 당당히 표를 행사하고 고이 쟁여둔 떡볶이를 먹으며 나에게 잘했다 토닥이리라.




요즘 애정중인 '석관동 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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