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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Mar 15. 2022

해답을 얻고 싶을 때

난 서점에 간다


그랬다.

인생을 살며 이 건지 저 건지 분별이 안될 때가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모르겠을 때가 있다.  누구에게 붙들고 물어보기도 애매하고 지인에게 물어봐도 답을 줄 순 없데다 같이 답답해하거나 아파하는 것도 싫고, 어쨌든 내가 스스로 풀어야 할 것이므로 그때 나는 서점에 갔다. 궁금한 주제의 책을 읽거나 아니면 잡히는 대로 보이는 책을 읽는다. 작가가 되면서는 시장조사 하러 갔지만 내게 서점은 삶의 궁금증이 생길 때 가는 곳이다.



이 책 저 책 읽다 보면 답이 보인다. 다양한 책들 사이에서 내 질문과 정답에 꼭 맞는 것은 없더라도 말이다. 내가 가야 할 길이 보인다. 그러다 책을 사 오기도 하는데 그 책에 늘 날짜와 심경을 적어놓는다. 그리고 다시 읽으면 또 그날의 날짜와 심경을 적는다. 좋아하는 책은 몇 번 읽기 때문에 날짜 스토리가 쌓여간다. 그런 책이 몇 권 있다. 그날의 난 이랬구나, 이런 생각을 했구나 하면서 나의 고민과 심경을 다시 느껴본다.



오늘도 들어서니 역시나 와야 할 곳에 제대로 왔다 싶다. 안도감이 든다. 저 많은 책은 내 수많은 멘토다. 사람처럼 실체는 없지만 책 속의 글이라는 실체가 존재한다. 아마 그걸 무의식 중 느끼는 걸까. 이미 문제가 풀린 기분도 든다.



편안하게 걷다가 손에 잡히는 책을 읽었다. 마음을 다독여주는 책을 발견했다. 그때 그 시절 베스트셀러 코너에 가장 최근 베스트셀러 부분에 놓인 책이다.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 그래, 지친 하루다. 힘들지만 그래도 난 좋아하는 건 많다. 오늘따라 좀 지쳤을 뿐. 말장난하거나 너무 멋에 취한 에세이는 좋아하지 않지만 '글배우'라는 작가의 이름을 들어봤기에 집어 들어 읽었다. 일단 뒤를 보았는데,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어렵다. 불안한 시간은 차갑고 온기를 만나면 금세 녹는다........ 아픔을 만나도 좋은 행복이 당신을 기다린다."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 글배우-


책이 내게 온기가 되었다. 좋은 행복을 기다리게 했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글들에 작가의 진심이 담겼다. 많이 아파본 사람만이 아는 표현력이 읽혔다. 깊게 도려내듯 아파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간결함 속에 관조와 토닥임이 있었다. 그래서 유명한 작가구나 싶다. 유명하다고 모두 그렇진 않고 뭐든 개인 취향이지만 그래, 나에게 적절했다. 오늘 나에게 아주 적당했다.


삶은 계속된다. 아팠던 기뻤던 별일 없었던 내게 주어진 하루는 가고 모든 일들도 시간 속에 흘러지나 간다.




될 일은 될 거고,
안 될 일은 안 될 거다. 그럴 거다.
-비바체-


그리고 서점을 나와 친한 친구를 만나러갔다. 만나러 가기 전까진 말하지 않았지만 역시나 친하다보니 마음을 털어놓게 되었다. 그 자체가 좋았고 미안했지만 참 힘이 되었다. 그렇게 또 답없는 문제를 풀어 나간다.


혼자도 좋고,
함께도 좋다. 그렇다.
-비바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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