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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Mar 09. 2022

왜 이리 스윗해

밥이 달다


단체로 설탕에 빠져버린 거야 뭐야~



요즘은 먹는 것마다 다 맛있다. 봄이 와서 그런가 보다. 밥도 맛있고 시리얼도 맛있고 오렌지도 맛있고. 원래 뭐든 가리지 않고 잘 먹긴 하지만 확실히 봄이 오니 나물도 당기고 여러 음식이 참 맛있다. '천고마비'라고 가을에 살찐다는 말이 있는데 왜 나는 봄이 되니 그러나.


아이 둘을 낳고 남겨진 3kg은 여간해서는 잘 안 빠졌다. 아이들이 훌쩍 크고 이제는 출산을 핑계대기엔 세월이 많이 지났다. 한동안 저탄수를 한다고 탄수화물 양을 줄이고 아침마다 닭가슴살을 삶아 먹었다. 역시나 뱃살이 정리가 되고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꾸준하기가 어렵다. 탄수화물을 조금 더 먹는다 싶으면 또 금세 살이 붙어버린다. 연예인들은 아무리 직업이라지만 매일 관리하며 산다는 게 보통일이 아니겠다 싶다. 먹는 건 1차적 욕구라 그걸 거스르며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일까.



반 개는 불가능, 2개는 먹어야 먹었다 싶은 초코파이♡


언젠가 티브이에서 희애 언니(김희애배우)는 초코파이 반개만 먹었다는데, 난 애들이 먹고 싶어서 샀다며 한 개도 모자라 두 개까지 욕심껏 먹고야 말았다. 희애 언니에게 특급 꾸지람을 듣겠다 싶다.


'그래 나는 연예인이 아니잖아' 하며 자기 합리화를 해보지만 내 욕구에 지고 만 패전병같다. "초코파이는 한 개에서 멈추었어야 했어~~"라고 나에게 말한다. 이상향은 균형 잡힌 모습이니 내 안에서 이런저런 목소리들이 시끄럽다. 현실과 이상의 간극은 늘 멀기만 하다. 나이를 먹을수록 기초대사량도 떨어져 어릴 때 먹던 것보다 많이 먹지 않아도 살은 더 잘 찌더라. 20대에는 라면에 계란 2개 밥도 반공기는 말아먹었는데 말이다.


올봄, 나의 욕구와 이상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야겠다. 맛있는 음식을 적당히 먹고 건강한 봄을 맞이해야겠다. 근데 왜 탄수화물은 입에 착착 붙냐는 말이다. 냉장고에 쟁여둔 떡볶이가 눈에 띈다. 일단 맛있게 먹자.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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