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안녕

낙엽

by 엄채영




토요일 아침 고요한 길을 걸어가
선물처럼 내려앉은 은행잎들을 밟고서

벚꽃이 흩날리던 봄이 생각나
은행잎이 가득 떨어진 길을 걷다 보니 말이야

그렇게 온 길가에 흩뿌리듯
비를 맞고 가을빛들이 떨어져 있어

가을은 스스로 떨구는 시간,
내 것이었던 걸 하나씩 그렇게

바람과 비는 아쉬움과 미련까지
용기 내 버릴 수 있게 해

그렇게 겨울을 준비하며
가벼이 나뭇잎을 떨어뜨리

가볍게
더 가볍게

그 겨울 지나 새봄이 올 걸 아니까,
다시 올 푸르를 여름을 상상하며

행복한 안녕
그렇게 안녕

낙엽이 흩날리는 모습이
아름다운 몸짓이 눈이 부신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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