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태양이 사라지면
하나둘 불이 켜진다.
상점 간판과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는 시간.
신호등 불빛이 더 반짝이는 시간.
이 시간을 좋아한다.
낮도 밤도 아닌 시간.
매일 만나는 낮과 밤처럼
내 삶도 내 일상도
내가 하는 크고 작은 과제들도
늘 낮과 밤이 찾아온다.
나아지는 것 같지 않고
제 자리 걸음인 것 같던 일도
포기해야 하나 싶을 때쯤
어느 날인가 문득,
한보 혹은 반보 나아가 있다.
계속, 그냥 계속하다 보면
조금씩 넓어지고 확장되고
또 한 칸을 그렇게 올라간다.
굉장히 넓디넓은 계단을 그렇게 오른다.
어두워지면 나만의 불을 켜야지.
그 어둠을 따스한 불빛으로 꾸며야지.
아무렇지 않게 즐길 수 있을 거야.
달이 뜬 예쁜 밤처럼.
매일 낮과 밤이 찾아오는 건
그렇게 매일 새로워지라는 뜻 아닐까.
내일이 되면
새날의 아침이 또 밝아올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