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엄채영 Feb 21. 2024

봄이 오는 중

비가 조근조근 내린다


비가 내린다. 흐린 날이다. 우산을 쓰고 걷다 보면 토독토독 떨어지는 소리가 좋다. 투명우산을 쓰는 게 비 내리는 모습이 보여 좋. 공기 속 작은 물방울들이 마음에 닿는다. 건조했던 마음이 촉촉해진다. 나무도 건물도 보도블록도 물기를 머금어 그 색이 진해지고 반질반질 윤이 난다. 내 마음도 빗물을 머금고 그 색이 진해져 윤이 난다.


마음속 상념들이 피어난다. 물방울처럼 몽글몽글 나를 빠져나간다. 내 주위를 가득 둘러싸고 습한 공기 속을 떠다닌다.


이 비가 지나가면 봄이 한 걸음 더 다가오겠지. 촉촉하게 세상을 만들어놓고 밝게 쨍할 날을 준비하고 있어. 밝은 날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백화점 현판이 어느새 바뀌었다. 봄 느낌이 물씬 난다. 다들 봄을 맞을 채비를 하고 조금씩 봄의 색을 입는다. 두꺼운 겨울외투를 입고 봄이 오는 걸 지켜보고 있다.


여기저기 봄이야. 하나둘씩 곧 피어날 거야. 봄.


작가의 이전글 오늘도 반짝이고 있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