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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Jan 14. 2022

강아지인 줄 알았는데

난 고양이였다

고양이상, 강아지상이란 말이 있다. 생김새에 따라 풍기는 이미지로 어느 쪽에 가까운지 말하곤 한다. 산책을 좋아하고 밝고 순수한 멍뭉이와 집을 좋아하고 조용한 걸음걸이와 묘한 매력의 냥이, 둘 중 나는 멍뭉이에 가깝다 생각했다. 사실 고양이를 잘 몰랐다.

 

딸아이가 어릴 적부터 고양이를 그렇게 좋아했다. 고양이 그림을 그리고 동네를 지나다 고양이를 보면 발길을 멈춘다. 그렇게 좋아라 하니 고양이 카페도 몇 번 같이 갔다.


고양이는 내게 낯설었다. 가만가만 걷는 모습이며 날카로운 눈이며 스르륵 지나갈 때 풍기는 느낌이 어딘지 모르게 차갑다. 딸이 하도 좋아하니 고양이 책도 같이 보고 지나가다 고양이도 자주 보다 보니 나도 어느새 고양이에게 빠져버렸다. 고양이가 참 귀엽다.


어쩌면 나는 고양이과같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는데 그 특징은 렇다.


1.  나가서도 잘 놀고 대체로 밝은 편이지만 집에 조용히 있는 걸 더 좋아한다.

2. 시끌시끌 북적북적 보다 조용조용한걸 더 선호한다.

3. 혼자서도 잘 논다.

4. 누가 날 귀찮게 관심주는 걸 싫어한다.

5. 차가워 보인다는 말을 듣는다. (친구들은 전혀 아니라지만 모르는 이에게 곁을 잘 안 둔다)

6. 어쩌면 개냥이 같다.


멍뭉이와 냥이. 각자의 매력이 있어서 고르기 쉽지 않지만 조용히 혼자 있는 게 좋은 걸 보면 난 아무래도 냥이 쪽에 가까운 게 아닐까 싶다.

이렇게 혼자 글을 쓰고 혼자 뒹굴뒹굴하는 시간이 참 좋다. 누군가와 같이 하는 시간만큼 아니 그보다 더.



+이모티 만들기 수업 들으며 그린

딸의 습작(자기를 그린 듯)


딸이 그린 냥이 1 졸리다냥


딸이 그린 냥이 2 기분 좋다냥


딸이 그린 냥이 3 슬프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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