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환상 속에만 있는 그림
봄이 오는 독일은 한 폭의 그림 같다.
파란 하늘 열 뼘 아래
푸른색 들판 한 뼘과 노란색 꽃밭 한 뼘
걸어가는 사람 한 점 함께 걷는 개 한 점
초고층 아파트, 재개발 현수막 하나 없이
세모난 지붕 얹은 난쟁이같은 하얀색 집들은
새거 헌거 구별 없이 함께 모여 하늘을 본다
벚꽃의 모양새가 고향의 것과는 달라도
흩날리는 모습은 매한가지
사람 사는 형편도 그럴 테지
네모난 벽 사이에 어떤 이가 머무는지 누구도 알 수 없지
유토피아 찾아 다른 나라 가볼까
이 동네는 자리 없고 저 동네엔 외국인이 너무 많다지
찻길 옆엔 비싼 꽃들 들판에는 들꽃들
하지만 그 꽃들은 어디서도 살 순 없지
봄이 오는 독일은 한 폭의 그림 같다.
어디에도 없는 그림
내 환상 속에 있는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