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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kaya Lee Aug 28. 2015

Prologue_

칫솔 두 개와 초미니 사이즈의 치약과 가글액과 비상약




 


여행가방을 꾸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우리에게만큼은-
참으로 익숙한 행위다.
늘 같은 자리에 준비되어 있는 것, 그녀 전용의,

손때 묻은 와인색 트렁크.
그리고 화장대 맨 아래, 무늬목 서랍을 열면 손바닥 두 개 합친 것만 한 크기의 손가방에
차곡차곡 쟁여져 있는, 칫솔 두 개와 초미니 사이즈의 치약과 가글액과 비상약과
족집게와 선크림과 타이레놀 여남은 알…
작은 가방과 큰 가방, 또 한번의 떠남을 위한 이 설렘은 이미 너무나 익숙한 것이다.


- 지극히 익숙하지만, 어쩌면 이렇게도 질리지도 않지?


너는 말했지.
바로 그럴 때 해사하게 빛나는 네 잇몸이며 이마가
가장 너답고 널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순간이라고 생각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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