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 kaya Lee Sep 06. 2015

인민들의 빵



십 몇 억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인구를 움직이게 하는,

중국이란 나라의 원동력은 감히 말하건대,

그들의 아침식사에서부터 시작된다, 고 운을 떼어본다.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오전, 아니 새벽 무렵부터 사람들의 움직임은 자못 바쁘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 그리고 그에 못지 않은 열기로 떠들썩한 곳은

길가에 즐비한- 아침식사를 판매하는 간이 매점들.

책상 다리 빼놓서고는 뭐든지 다 먹는다고 소문 난 중국인들이지만

아침식사만큼은 다소 '심플'한 스타일인 것이 인상적이다. 

대부분의 '인민'들이 콩물- 또우장豆漿 한 잔과 밀가루 빵- 만터우馒头 혹은 지짐이 몇 장으로

아침식사를 마무리하니 말이다.

따뜻하게, 혹은 차게도 판매하는 또우장은 다소 밍밍한 맛의 두유다.

만터우 서너 개와 함께 작은 비닐봉지에 휘휘 담아 길을 오가며 우걱우걱 먹거나,

그대로 들고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중국식 아침식사의 '대표주자'는 따로 있으니,

바로 길다랗고 쭈글쭈글한 빵 요우티아오油条다.











요우티아오.


이것을 빼놓고서는 중국인의 아침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

단순하게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겨낸 빵인데,

어른 팔뚝만 한 크기지만 몹시 저렴한 가격으로

수 억 인구의 아침식사를 책임지고 있는

대표적인 '조식 아이템'이다.


















숙성시켜 가늘게 자른 밀가루 반죽을

끓는 기름 솥에 넣으면

순식간에 부풀어오른다.



















               노릇노릇노릇

               부글부글부글


눈앞에서 튀겨지는 광경을 볼 수가 있다.

다소 느끼하게 생각될 수 있지만,

갓 튀겨내 뜨끈뜨끈한 것은 꽤나 맛있다.
















일반적인 중국의 아침식사 풍경.

따뜻한 또우장 한 잔(한 그릇)에 요우티아오 혹은 다른 종류의 빵 하나를 곁들여 순식간에. 간편하게.

계란 옵션을 추가하면 한층 더 든든해진다.





요우티아오의 인기 못지 않은 담백한 만터우.

속에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은 찐빵을 생각하면 된다.

물론 고기 소나 양념한 야채가 들어 있는 만터우도 다양하게 있으나, 의외로 아무 속 없는

심심한 맛의 만터우를 즐기는 사람들도 꽤 많다. 사람 키보다 높다랗게 커다란 나무 찜기들을 잔뜩 쌓아 놓고

끊임없이 쪄서 내놓는다. 아침식사 시간뿐 아니라 언제든 거리 어디서나,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먹거리.





달걀과 잘게 썬 채소를 가미해 전병처럼 부쳐낸 찌앤빙도 든든하고 따뜻하고 기름진 맛에

인기가 좋다. 비닐봉지에 대여섯 장 이상 가득 사서 일터로 향하는 사람도 부지기수.

봉투 안에 모락모락 따뜻한 김이 금세 서린다.








즉석에서 서양식 '크레페'처럼 만들어주는

스타일의 찌앤빙도 인기 품목 중 하나.

큰 통에 가득 든 반죽을 바삭바삭 얇게 구워내

달걀 하나 톡, 야채 술술 뿌리고,

특유의 소스를 듬뿍 발라 돌돌 말아 건네준다.

조금 매콤한 맛을 원할 경우

'라장辣酱'이라 미리 말하면 된다.

얇게 튀긴 바삭바삭한 빵 하나를 

도르르 말기 전에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저렴한 가격과, 주인장의 빠른 손놀림,

따뜻하고, 짭짤 풍성한 맛...


이래저래 가격대비 매력적인 먹거리 중 하나.













일반적인 우리네 '만두'의 모습. 중국에서는 바오즈包子라 부른다.

납작하고 두꺼운 솥에 만두의 아래 부분만 자작자작 지져내 판매하는 종류가 있는데,

그게 유독 맛있다. 피가 얇지 않고 만터우처럼 제법 두툼한 편. 대략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





엄밀히 말해 '빵'이라 지칭하기는 힘들지만, '밥'을 대신한 아침식사 대용으로 그만.

얆은 만두피 속에 양념한 찹쌀밥을 넣고 쪄낸 것이다.

짭조름하니 아무 곁들임 반찬 없이 그냥 먹어도 괜찮다.













달콤한 빵들.

빵 속의 소는 단팥, 콩, 땅콩, 녹두 등.

물론 고기 소까지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다양한 내용물들이 속을 꽉꽉 채우고 있어

식사 대용으로 삼아도 될 만큼 든든하다.


















튀긴 꽤배기도 달달하니- 맛있어 보인다.

딱 우리나라 길거리 꽈배기 그맛.

뒷쪽에 살짝 보이는 노끈 같은 형태도

같은 종류의 반죽을 기름 솥에

가늘게 줄줄 짜내어 길게 모양 내

튀긴 것이다. 시장에 가면

정말 끈처럼 둘둘 말아

차곡차곡 쌓아둔 모습을 볼 수 있다.















만터우나 요우티아오만큼 자주 보이는 빵은 아니지만, 재래시장 같은 곳에 간간이 등장한다.

발효시킨 반죽을 사용해, 막걸리같은 특유의 풍미가 살짜기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소는 들어있지 않지만, 빵 속에 겹겹이 층을 이뤄 폭신하고 은근한 맛에 은근히 손이 가는 먹거리.

식으면 퍽퍽해지니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이렇게 구워져 나온다.





쪄내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만터우들. 속에 토란을 잔뜩 잘라 넣은 

다소 희귀(?)한 스타일의 만터우도 발견했다. 





신장 위구르 유목민들 거주구역이나 그들이 주기적으로 운영하는 시장에서는 이런 스타일의 빵도 자주 보인다.

빵보다는 '난naan' 쪽에 가까운 밋밋하고 담백한 식사용 빵. 큼직하고 두툼한 크기에 비해

가격은 정말 저렴한 편이다. 특유의 무늬들이 찍혀 있는 것이 먹음직스럽다.












입구가 좁은 화덕 속에 반죽을 일렬로 붙여나가며

노릇하니- 잘 구워지면 다시 또 순서대로

차곡차곡, 부지런히 빵을 꺼내는 아저씨.

갓 구워져 나온 따끈한 빵맛과

은근한 탄내가 묻어나는 빵 굽는 향은

재래시장 구경의 묘미다.
















대륙의 대중적인 아침식사 바로 그 풍경.

아래에 보이는 것이 담백한 콩국물, 또우장. 간단한 수동식 기계를 이용해 새지 않도록 잘 포장해준다. 

손에손에 수 개의 하얀 비닐봉투를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엄청난 수의 사람 행렬을 보는 것도

부지런한 중국 여행의 재미 중 하나다. 


다소 간단해 보이는 아침식사 메뉴 이외의,

수백 가지의 먹거리와 간식거리가 도처에 즐비한 곳, 바로 이곳 중국이거늘...



작가의 이전글 산티아고까지, 하몽의 나날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