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결이 건네는 온기

by 맑고온화한






단정한 아침식사다.

아끼는 새발나물의 가느다란 초록빛이 파르르 살아 있고,곁에는 친구가 마음을 다해 구워낸 계란이 있다. 매만진 플레이팅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으면, 일상을 지탱하는 이 소박한 시간이 오늘따라 유독 귀하고 애틋하게 다가온다.

​요즘 친구는 마음의 계절이 잠시 시린 자리를 지나고 있다. 제 안의 빛이 조금 흐려진 시간, 스스로를 돌보는 일조차 버거울 텐데도 나를 위해 동그란 온기를 빚어냈다. 그 마음이 계란 껍질마다 조용히 스며 있는 것만 같다.

​아삭하게 씹히는 나물의 생경한 식감 뒤로, 포근하게 감싸오는 계란의 고소함. 그 어울림이 너무도 맛있어서, 오히려 마음이 아려온다. 입안 가득 퍼지는 이 맛은 사실 미각이 아니라 친구의 눈물겨운 다정함이다. 자신의 슬픔을 문질러 타인의 하루를 정갈하게 펴주는 그 마음이 너무 고와서, 삼키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문득 이유 없이 눈물이 인다. 마음의 흔적을 없애려 애쓰는 사람은 안다.
지워내는 것보다,
그 자리를 타인을 향한 위로로 채우는 일이
더 오래 남는 힘이라는 걸.

나는 오늘 이 식탁에서 친구의 ‘고운 결’을 배운다. 가느다란 새발나물이 모여 풍성한 초록 숲을 이루듯, 친구가 내어준 소박한 진심들이 모여 내 하루를 지탱하는 커다란 숲이 된다.

​닮아가고 싶은 그 고운 뒷모습을 생각하며 마지막 한 입까지 소중히 담아낸다. 친구가 내게 건넨 다정함이 결국은 그 자신의 시린 자리를 데우는 볕이 되어 돌아가기를. 저릿하게 맛있는 이 아침이, 우리 두 사람의 마음에 오래 남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