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데 있어서 일반적인 정보를 알아야 할 때가 있다. 다음과 같이 애니메이션 업계에 들어오는 초보들에게 산업의 기본을 알려주고자 한다
1. TV애니메이션 기본 포맷
아직까지 전 세계적인 시장에서 애니메이션의 주요 방송 플랫폼은 TV이고 이 글로벌 시장에는 분량의 기준이 있다. 보통 25분 물 x 13개 에피소드가 그것이다.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은 이 룰을 따른다. 글로벌 시장에 애니메이션을 판매하려고 해도 이 정도 분량은 있어야 판매하기가 싶다.
이 분량은 최근 들어 콘텐츠의 길이가 줄어들면서 13분 물 x 26편, 혹은 9분 물 x 39편, 7분 물 x 52편 등 다양한 파생 볼륨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총길이는 325분 내외로 비슷하다.
이렇게 볼륨이 정해진 이유는 일반적으로 TV 방송국에서는 3개월에 한 번씩 신규 방송을 개편하고, 1년을 주로 계산하면 52주이고, 한 시즌이 13주 정도이다. 재미있는 것은 계절이 없는 국가에서도 3개월에 한 번씩 개편을 한다는 것이다. 개편을 통해서 방송국은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을 방송중지하고, 시청률이 높은 방송은 추가로 제작을 한다.
이에 따라 애니메이션은 13 에피소드가 기본이 되었고, 30분 편성기준으로 프로그램의 앞뒤로 광고를 붙여야 하므로 약 25분의 러닝타임을 가지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이 길이를 1 쿨 (Cour, クール)이라고도 부른다. 영어의 Course 대응하는 프랑스어인 Cours에서 왔다고도 하고 , quarter (분기)에서 왔다고도 한다. 보통 1 쿨은 12편 혹은 13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에서는 일본을 따라 1 쿨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고, 1개 시즌이라고 하기도 하는 등 정해진 용어는 없다.
2. 애니메이션의 제작비
애니메이션의 제작비는 정말 청차 만별이다. 무슨 프로그램을 썼느냐, 제작 인력을 얼마나 쓰느냐, 2D 인가 3D 인가에 따라 너무나 많은 경우의 수가 있다.
2024년 현재 일반적인 제작비는 1개 시즌 (25분 x 13편) 기준 24억 ~ 30억이다. 애니메이션 제작비는 기술이 발전함에 있어서 점점 내려가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2D 건 3D건 대부분의 제작 프로세스를 컴퓨터를 통해서 하고, CPU나 GPU 등의 발전에 따라 처리 속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제작비는 같은 상태로 유지하거나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
이를 분당 제작비로 따져보면 800만 원 선 정도이다. 물론 극장판 등 높은 퀄리티를 요하는 작품의 경우는 훨씬 더 많은 돈이 든다. 예를 들어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대모험은 80분 물인데 제작비가 86억이 들어서 1분당 제작비가 1억이 넘어간다.
3. 애니메이션 제작하는 데는 몇 명이 필요한가? 제작기간은?
한 프로젝트당 150명 이상이 참여한다. 제작기간은 1 시즌 기준 1.5년 ~2년까지 걸린다.
이것도 프로젝트별로 상당히 상의하다
4. 국산 애니메이션 은 애니메이션 쿼터제로 연명한다
애니메이션의 일반적인 시청률 목표는 1% 로, 대부분의 TV애니메이션은 1% 가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방송국에서도 애니메이션을 방송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만일 애니메이션을 방송하지 않으면 국산 애니메이션의 명맥이 끊어질 수도 있으므로 정부는 방송국에 일정한 시간의 국산 애니메이션의 방송을 강요한다. 이것이 애니메이션 쿼터제이다.
5.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의 수익률
애니메이션 제작도 사업이므로 제작비 이상의 수익을 내야 회사 운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렵다. 일부 성공한 IP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제작비의 30% 내외의 수익을 내고 있으며, 이마저도 어려운 프로젝트들도 많이 있다. 특히 요사이는 어린이 완구시장의 붕괴 및 어린이 대상 유튜브 콘텐츠의 수익의 급격한 감소 덕분에 그 수입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6. 산업의 중추
자동차 회사의 중추는 현대기아차이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청업체들이 포진해 있다. 통신이든, 게임이든 보통 그러한 구조로 되어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애니메이션 산업에는 중심이 되는 대기업이 없다.
생태계의 주요 플레이어들은 직원수 10-30명 내외의 제작사이고, 100명 이상되는 제작사도 국내에 3-4개 업체뿐이다. 이 10명 내외의 회사에서 제작뿐만 아니라, 국내유통, 해외 수출, 투자작업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므로 마케팅 세일즈 인력은 언제나 부족하다.
이러한 환경에서 전문가가 키워질 수 없는 산업구조로 영세성과 낮은 수익성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