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투자받기
TV와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많은 제작비와 인력이 소요되며, 제작 기간도 1년 이상 걸리는 매우 고통스러운 작업이다. 이로 인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작품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고난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투자금의 회수(re-coup)도 명확하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투자를 받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만약 내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직원이라면,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받기 위해 어디에 제안을 해야 할까?
애니메이션 자체가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생태계 내 모든 구성원들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꼭 투자해야 하는 주체들이 있는데, 방송국도 그중 하나이다. 지상파 방송국의 경우, 다양한 콘텐츠 확보를 위해 투자를 해야 하며, 특히 EBS의 경우 가장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그 외에도 기타 지상파 방송사와 CJ 투니버스 등의 PP사들이 투자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많이 줄어들었다.
벤처 캐피털은 애니메이션 제작에 있어 중요한 투자자들이다. 특히 문화 관련 펀드를 운영하는 VC들은 일정 부분을 의무적으로 콘텐츠 쪽에 투자해야 하므로, 이들에게 제안해 볼 만하다. 이들은 애니메이션의 창의성과 시장 가능성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적절한 ROI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 HBO Max, Amazon, Disney+ 등은 제작비 전액을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은 콘텐츠가 한국적인 것보다는 글로벌한 프로젝트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애니메이션으로서는 투자받기 쉽지 않다. 따라서, 콘텐츠가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음을 강조해야 한다.
완구사와 주요 라이선시들이 애니메이션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도 한다. 이들은 해당 애니메이션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관련 상품화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때문에 투자에 적극적이다. 따라서, 이들과의 협력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품 자체의 제작비를 줄이고자 공동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해외의 제작사가 현물 투자를 통해 주요 제작의 일부를 맡아 제작하여 전체 제작비를 낮출 수 있다. 이는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기타 지역 진흥원들의 제작 지원 사업 등을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들 기관은 애니메이션 산업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해당 프로그램에 맞춰 신청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다양한 투자 주체들을 통해 애니메이션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받을 수 있으며, 각 주체에 맞춘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는 거의 정해진 기업들이 제작위원회를 만들어서 많은 회사들이 각각은 적은 돈을 투자하고 사업을 하나씩 배분받아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한국에서는 그러한 형태의 투자는 없다.
투자를 받을 경우, 기본적으로 각 투자비율대로 저작권을 가져가고, 수익을 배분한다.
예를 들어, A라는 회사가 B라는 20억 제작비 프로젝트에 5억을 투자했다면, 25%의 권리를 가지는 것이다.
그래서 순수익의 25% 수익이 나면, A 사는 그 금액을 투자금에 대한 반대급부로 지급받는다.
여기서 순수익이라고 하는 것은 총수익에서 비용을 제하는 것으로, 본 프로젝트에 투자한 모든 투자사가 상의해서 판매사를 정해서 그 판매사에게 판매수수료(Window fee)를 지불한다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그 역할을 하고, 판매수수료를 선취 후 나머지 금액을 투자 비율대로 배분한다.
위의 경우, A사는 연간 10억을 벌었다고 하면,
총 매출 ....10억
매출 수수료(Window fee) 30% .....3억 (1)
순수익 .....7억
A사의 분배금 (지분율 25%) ...1.75억
즉, 1.75억원을 받게 된다.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경우, 만일 자신의 프로젝트에 현금이던 현물로 25% 의 지분이 있다면 분배금 1.75억원외에 자기가 마케팅을 해서 매출을 올렸으므로 매출 수수료를 가지게 된다.
고로 같은 조건에서 총매출액은 수수료 3억 + 분배금 1.75억 =4.75억원이 된다.
애니메이션 회사의 수익은 이러한 분배금과 수수료가 주수입원이다.
일부 영화의 경우, 수익이 나더라도 먼저 제작비부터 채우고, 제작비를 넘어서면 투자사들에게 배분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애니메이션은 투자 부분은 투자에서 끝나고, 수익이 나면 바로 배분하는 차이가 있다. 물론 투자사들이 협의하면 이러한 조건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고, 정해진 규칙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