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내게 손짓하네,
신이 될수록 인간의 초라함은 커져만 간다
신이 되어갈수록 그의 비천함은 더 커져만 간다
비록 신이라도 그의 신-임이 여기 살아있는 나의 한 낱 인간임을 작렬하게 비추기 때문이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난 신을 포기했을 줄도 모른다
인간이 신이 되어간다는 건 작렬히 타 죽는 것과도 같다
빛에 눈이 멀어 어둠은 희미하지만
바로 뒤돌아선 폭발 해 버리듯 비추어오는
한낱 인간의 초라함에 차라리 신이 되는 것을 포기해 버리는 것이 낫겠다
그냥 인간으로 사는 게 훨 속편하겠다
신이 되어갈수록 이 따위의 고민거리도 별것도 아니라고 치부해 버리는
날 선 말에 인간은 타 죽어간다
이럴 거면 신이 안 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냥 인간인 채 인간으로 사는 게 훨씬 속편 할 일일지도 모른다
본체만체 사는 게 한없는 무한한 자유를 줄 것이다
그러나 돌이킬 수도 없기에
또다시 자기의-자신에게 명하는 족쇄에 갇혀버리는 것이다
그와 하나가 되지 않으면 난 분열에 분열을
초라함에 망각을 더해 영원히 타 죽을 것이다
이건 그의 협박이자 내겐 사형선고인 것이다
하나 됨을 누가 이상적으로 바라보았던가
살을 쳐내는 것보다 지옥 같은 고통이다 정신이 미쳐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통의 자리를 잊게 하는 것이
또 그의 자리이기에
어쩌면 하나 됨이고 뭐고 이 자리를 까먹지 않으면 그만일 수도 있다
왔다 갔다 그와 나의 줄다리기
어쨌건 이럴 줄 알았더라면 난 부단한 깜냥을 떨며 여기까지 오진 않았을 것이다
내 최후의 발악의 나라는 내게,
내 사람에게 보일 수 있는 최고 어린 사랑을 지금 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내게 고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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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여, 피어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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